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합니다.
홀로 가는 여행이든지, 함께 가는 여행이든지.
여행은 늘 한결같은 일상에서 잠시 떠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지요.
무엇보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여행에서 겪게 되는 다양하고도 낯선 사건들이 아닐까 싶네요.
왜 그런적 있지 않으신가요.
여행을 가게 되면 이상하게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미묘한 순간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사건이 터지게 마련이고...
어쩔 때에는 최악의 순간들까지 겹쳐져...
도무지 긍정적으로 생각을 할래야 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게 되지요.
저 또한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바야흐로 5년전의 일인데요.
제주도로 친구들과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어요.
제 친구 중에 파워 계획형인 J가 있거든요.
그 날의 여행도 파워 계획형J가 짠 여행이었습니다.
워낙 철두철미한 친구라 여행은 계획대로 잘 이어지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둘레길 코스 중에 숲길에 들어서면서 부터
친구의 잘 이어지는 듯한 계획은 미세하게 틀어지기 시작했지요.
친구의 계획이 틀어지게 된 이유는.....
비였습니다.
처음에는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한 비가 숲길 안으로 들어서면 들어설 수록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세진 빗줄기는 우리의 방향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도무지 길의 방향을 갈피 잡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낙오가 되었던 것입니다.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가던 친구 중 한명이 일단 밑으로 쭈욱 내려가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 의견을 따라서 우리는 두말없이 밑으로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중에 길을 잘못 들어간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들었지만...
신기하게도 우리 중 그 누구도 길을 잘못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 대신에 우리가 계속 했던 말은....
"괜찮아!"
"잘 가고 있어!"
"이 길 맞는 것 같아!"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이.
모두들 계속해서 "긍정적인" 말들은 하고 있었습니다.
"예스, 시화!"
마치 나의 전부를 있는 그대로 긍정한다는 듯이.
그 한마디는 어떤 설법보다도 나를 변화 시키는 힘을 갖고 있었다.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류시화님의 명언처럼.
그저 별거 아닌 "예스!"라는 긍정의 말일 뿐이지만.
이 말 한마디가 가진 힘은 어떤 설법보다도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그 말에 진심으로 동감합니다.
왜냐하면 그 긍정의 말 한마디 덕에
불안했던 여행의 낙오는 점점 힘이 났으니까요.
왠지 정말 이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우리가 내려가야 할 그 길이 나올 것만 같은 예감이.
그래서 더욱 더 씩씩하게 그 빗속을 뚫고서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의 힘의 뿌리는 바로 우리들이 주고 받았던 "긍정적인" 말들 덕분이었구요.
....그래서 여행의 엔딩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당연히 긍정적인 엔딩이었지요. ㅎㅎㅎ
저희는 무사히, 무탈하게,
파워J인 친구의 계획대로 원하던 종착점에 도달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