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는자신의존재를위해 싸우는것이다]오스카와일드

용기는 자신의 존재를 위해 싸우는것이다.

-오스카와일드

 

옛날 먼옛날 어린시절로 돌아가면 참 가난한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우리집은 유난히 가난한 집 중 하나였고요.

한겨울에도 맨발에 슬리퍼 잠바하나도 없어서 엄마가 떠준 실풀린 스웨터하나로 겨울을 보냈습니다.

초등학교3학년때 불우이웃을 돕는 방법에 대한 주제로 학급회의가 열렸습니다.

저를 어떻게 도와줄지 의견을 나누는데 책상밑에 숨고싶은마음뿐이었습니다.

그상황에 놓인 제가 너무 부끄럽고 제얘기를 하는게 말로 형언할수없는 불편함이었습니다.

학급회의가 끝나고 다음날 각자 입지않는옷들이나 신발을 가져와서 봇다리를 만들었습니다.

반장이 가지고 있었고 선생님은 저더러 반장에게가서 고맙다고 하고 받으라고했습니다.

그당시 저는 그냥 너무 부끄러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반항심이나 못된것보다 그냥 반장한테가서 봇다리를 받는동안 학급친구들이 다 저를 쳐다보는게 너무 창피해서 도망가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움직이질 못했어요.

그런제가 선생님에겐 은혜도 모르는 아이로 보였나봅니다.

선생님은 반장에게 봇다리를 빼앗듯 가져와서 고마움도 모르는 놈이라며 봇다리로 저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잘먹지못해 유난히 작고 마른 저는 맞으면서 넘어졌고 책상에 부딪히며 입술에 피가 났습니다.

선생님이 던져버린 봇다리를 주섬주섬 챙겨서 집에오는길에 공터에서 풀어보았습니다.

제가 입은옷보다 나아 보이는것도 없었고 어느것하나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터에 털퍼덕 주져앉아 풀어논 봇다리를 보며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습니다.

그후로 저는 학교를 다니는게 공포가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친구들은 저를 보면 냄새난다고 피하고 

이유없이 때리는 애들도 있었고 게다가 그당시 학교에내는 육성회비라는걸 못내서 매일 혼이났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급친구들을 피하게되고 숨게되고 학교간다고 집나와서 동네를 배회하다 결석하고...

그렇게 끔찍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2학년이 될때까지 왕따가 되었습니다.

제 스스로 부끄러움에 친구들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용기는자신의존재를위해 싸우는것이다]오스카와일드

그리고 2학년2학기쯤 우리반에 굉장히 인기가 많은친구가 있었고 모두 그친구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했습니다.

같은 동성인데도 그냥인기있는 정도가 아니라 연예인급 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등교길에 그친구가 내이름을 불렀습니다.

저는 중학교2학년이 될때까지 어느누구도 나를 불러준 친구가 없었기에 당연히 내가 아닌줄알고

그냥 걸어갔습니다.

그랬더니 그친구가 같이가자하면서 제팔을 잡는거였어요.

너무 놀랬습니다.

처음이었거든요.

친구는 집도 우리집방향이라고 방과후에도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 인기많은 친구가 저랑 얘기하고 놀아주니 다른친구들도 저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달라졌습니다.

가난때문에 기죽고 부끄럽던 저에게 존재를 알려주는 용기가 생긴겁니다.

내가 열심히 용기내서 살면 가난은 극복할수있고 나의 존재도 숨어살지 않고 당당히 어울릴수 있다는걸 깨닳았어요.

그리고 수십년이 흐른 지금도 그친구는 저의 절친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인기많고 모두가 떠받들어주는 위치에서도 거만하지 않고 모두를 평등하게 대해 주었던 친구가 글을 쓰다보니 새삼 더 고맙네요.

내존재를 위해 싸울수있는 용기를 갖게해준 

내친구 고맙다.

[용기는자신의존재를위해 싸우는것이다]오스카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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