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혹시’를 걱정하며 살아요

밖에 나가면 ‘지갑 잃어버리면 어쩌지’,

‘누가 나를 따라오는 건 아닐까’ 같은 생각이 끊이질 않아요. 

지나가는 사람도 의심스럽고,

택배 상자도 한참 쳐다보다 열어요.

누가 보면 피곤하게 산다 하겠지만,

저한텐 이게 너무 당연해져서 문제인 줄도 몰랐어요.

최근엔 밤에 잠들기 전까지 머릿속에서

온갖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느라 새벽까지 깨어 있기도 해요.

회사에선 멀쩡한 척 하는데

속은 늘 긴장 상태라 퇴근하면 몸이 축 처지고요.

병원 가볼까도 했는데,

이게 그냥 제 성격일 수도 있지 않나 싶어 망설여지네요.

혹시 불안장애 겪어보신 분들,

처음에 어떤 계기로 병원 가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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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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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글 속에는 끊임없이 ‘혹시’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고되고 지치는지, 그리고 그 불안이 삶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마음의 무게가 진하게 전해져요. 지갑을 잃어버릴까, 누가 따라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택배 상자조차도 의심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하루하루는 단순한 예민함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불안’이라는 감정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이런 불안은 보통 하루 중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부터 시작돼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법한 일에도 ‘혹시’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그로 인해 마음은 긴장하고 몸은 경직돼요. 특히 밤이 되면 하루 동안 눌러뒀던 생각과 감정들이 몰려와, 시뮬레이션처럼 머릿속에서 온갖 가능성을 재현하게 되지요. 이러한 상태는 흔히 ‘불안장애’의 특징 중 하나이며, 단순히 예민한 성격이라고 넘기기에는 일상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원인은 다양할 수 있어요. 과거에 겪었던 상실, 충격, 혹은 위협적인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억눌러온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내면에서 불안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특히 평소 겉으로는 멀쩡한 척 하며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신다면, 내면의 긴장은 더 오래되고 더 깊어지기 마련이에요. 퇴근 후 몸이 축 처진다는 표현 속에는 그런 감정의 에너지가 얼마나 무겁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어요.
    
    지금처럼 “이게 성격이 아닐까?”라며 자신을 의심하기보다는, “혹시 내가 그동안 너무 혼자 버티고 살아온 건 아닐까”라고 다정하게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병원이나 상담은 성격을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불안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함께 들어주는 과정이에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 정도는 다 그렇지’ 하며 넘기다가 일상에 지장이 생기고 나서야 병원을 찾곤 해요. 하지만 글을 쓰신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한 도움의 시작점이에요.
    
    꼭 큰 결심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센터에 조용히 문을 두드려보세요. 마음이 덜어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일찍 찾아올 수 있어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혹시’를 걱정하는 그 마음조차, 지금껏 삶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당신의 소중한 모습이었다는 것을요. 이제는 그 마음을 혼자 끌어안지 않아도 괜찮아요. 함께 나누며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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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글만 봐도 얼마나 힘든지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네요. 혹시 모를 불안감 때문에 일상생활이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말씀하신 증상들은 충분히 불안장애와 연관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불안장애를 겪고 있지만, 본인의 성격 문제로 치부하며 병원 방문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불안감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잠까지 설치게 할 정도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불안장애를 겪었던 분들이 병원을 찾게 되는 계기는 정말 다양합니다. 어떤 분은 너무 심한 공황 발작을 경험하고, 또 다른 분은 불안감 때문에 대인관계나 직장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병원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불면증이 심해지거나, 몸에 이상 증상이 계속되는데도 원인을 찾지 못해 방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본인의 불안감이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있다면, 이는 '성격'의 문제를 넘어선 것일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감당하기 너무 힘든 감정들을 전문가와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용기 내어 병원을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익명1
    저는 제가 스스로 아 내가 문제를 겪고 있구나 깨닫고 이를 바꿔보자 하고 노력했는데도, 안됐을때 그때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저는 성격상 예민한 기질이고, 불안도도 높다는걸 알고 있는데도, 맘 처럼 안바뀌더라구요..제가 맘 먹으면 바뀔수 있을줄 알았는데.. 그러다 전문가 도움을 받으니 허무할 정도로 정말 좋아졌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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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안녕하세요. 지금 느끼시는 불안과 걱정이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밖에 나가면 ‘지갑 잃어버리면 어쩌지’, ‘누가 나를 따라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고, 밤에도 머릿속에서 온갖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잠들기 어려운 상태는 매우 피곤하고 답답하실 거예요. 이러한 증상들은 불안장애의 흔한 증상일 수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자신이 성격이거나 그냥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망설이기도 합니다.이럴 때는, 혼자서 계속 참고 견디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처음 병원에 가보셨던 분들은, 일상생활이 점점 힘들어지고, 자신이 느끼는 불안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졌을 때 용기를 내어 상담이나 진료를 받으셨다고 해요. 예를 들어, “이게 계속 반복되니까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잠도 잘 못 자겠어요”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나 상담을 받으면서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주변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지금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방법입니다. 힘내시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응원할게요.
  • 익명2
    혹시.. 불안한 마음은 항상 있어요
    이런걸로 병원을 찾는다는게 용기가 필요해서 망설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