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울증 같기도 하네요. 심리적으로 위축되신 거 같기도 하구요...
요즘 날씨는 유난히 춥고 해는 빨리 지고 밤은 길게 늘어진다. 그런 계절 탓인지 마음도 어두워진다. 괜히 기운이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이 이어져도 날씨가 이래서 그런거 같다고 넘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날은 전혀 달랐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유 없이 에너지가 넘쳤다. 잠을 거의 자지 않았는데도 몸이 가볍고,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계획이 쏟아져 나오고, 이상하리만큼 내가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한업이 업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날에는 괜히 웃음이 막 나고.. 이 상태가 조금만 지속되면 오히려 멈추는 게 불안해졌다. 가만히 있으면 에너지가 안에서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상태 또한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면 갑자기 모든 것이 꺼져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가라앉고, 몸은 납덩이처럼 무거워졌다. 전화와도 받기 싫고, 메시지를 보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 넘치던 자신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생각도 더 깊어졌다. 괜히 지난 말과 행동들이 떠오르면서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들떴을까 하는 생각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가 너무 극단적인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참 혼란스럽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이게 진짜 나 같고, 가라앉은 날에는 이 상태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다. 둘 중 어느 쪽이 진짜인지, 어느 상태를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걸 계절 탓으로 돌렸다. 추워서, 해가 짧아서, 요즘 유난히 밤이 길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런 기복이 사라지지 않는게.. 이런게 흔히 말하는 조울증인가? 들뜸과 가라앉음이 반복되는 이 상태가 혹시 그 증상 중 일부는 아닐지 생각이든다. 날씨는 언젠가 풀리겠지만, 이 마음의 진폭은 그냥 두면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게 정말 조울증 증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