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계속 다녀야 할까요?

지금 다니는 직장은 만 60세까지 정년이라서 62세까지 근무할 수 있고 5년에 한번씩 이동해야 하는 곳이예요.

이제 12년 정도가 남았는데 사실 뭐 엄청 좋은 직장이라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정년이 보장되고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퇴근 이르고 야근 휴일근무 없고 스트레스도 그닥 없는 곳이라

정말 제 개인적 사정만 아니라면 계속 다니고 싶어요.

 

다만 저번 고민때도 한번 썼었지만

저는 현재 79살의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요.

엄마는 젊어서 부터 맘의 상처가 많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으셨어요)

암수술을 받은 뒤로 정말 온몸 여기저기 안아픈데가 없으세요.

현재는 치료할 의지도 없고 우울증이 깊어지셨죠.

 

제가 직장에 나가면 불안해 하며 종일 집에 혼자 계시는데

전에는 그래도 먹어야 하는 약들이 많아서 끼니는 혼자서도 챙겨드시고 했는데

이젠 아침에 제가 차려드리는 밥도 매일 남기기 일쑤고

혼자 차려드셔야 하는 점심은 거르는 날이 많아지셨어요

점심에 혼자 차려먹기도 구찮고 입맛도 없다셔서 일부러 종류별로 떡도 사다 쟁여놓고

아침엔 삶은 달걀 고구마 떡 과일 준비해서 차리지 않아도 드실 수 있게 다 준비해 드리고 나오는데

그래도 손도 안대시는 경우도 많아요.

뉴케어라도 드시라고 챙겨놔 드려도 이젠 그마저 귀찮으신가봐요.

 

엄마가 언제까지 사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몸도 맘도 아픈 사람을 두고

제가 계속 직장을 다녀도 되는건지 

사실은 그냥 엄마와 함께 버텨야 하는 그 시간이 무서워 나는 도피처로 직장을 선택하고 있는건 아닌지

가끔 고민하게 되요. 

이러다가 정말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의미없이 흘려보내고 엄마 돌아가신 후에

피눈물을 쏟게 되는 건 아닐까 싶고

엄마에게 너무 미안할 거 같고.......... 그렇다고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 

과연 생각한 대로 엄마와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될까~

알고보면 더 싸우며 더 상처주고 정을 떼게 되는 건 아닐까

이래도 저래도 다 무섭고;;;;;;;; 가끔 저도 도망가고 싶네요.

지금 근무하고 있는 곳은 3년 정도 뒤면 발령처가 바뀔 예정인데

지금 생각으로는 새로 발령나는 시점에는 퇴직을 하고 

이제 정말 엄마랑 같이 있어드리자 

엄마 가시기 전까지 정말 예쁜 추억 만들자 하는 맘인데

맘은 계속 갈등 되요......... 내가 정말 회사를 관둔다고 엄마에게 잘하게 될까?

외려 원망하는 맘이 더 커지지는 않을까?

 

아직 3년이 남았는데도 이렇게 고민이 깊은데;;;;;;;

매일 매일이 맘이 편치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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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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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원
    같이 사시는것  만으로도 잘 하고  계시는거예요
    신경쓰이시면 주말에 근처 구경도 가시고 맛난거 사드시면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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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카쟁이
      작성자
      사실 뭐가 필요한가요 집에서 엄마에게 친절한것만이라도 하고싶은데
      제일 어렵고 제일 안되네요 맨날 짜증내고 화내고 투덜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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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보아줌
    지금도 엄마에게 짜증내고 화내고 투덜거리신다면.. 
    회사그만두고 하루종일 함께 한다면.. 엄마를 위해 한 퇴직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요?
    그냥 회사 다니시고.. 가급적 낮에 식사하셨는지 (영상)전화 자주해시고.. 주말에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으시는게 더 낫지 싶어요..
    
    나중에 발령처가 바뀌신다면 함께 사시기가 어려우신건가요?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같이 이사하시는것도 괜찮을거 같고
    어렵다면 낮에 함께 대화상대 등이 되어줄 수 있는 요양사님 한분 모시는것도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