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한 남사친의 아버지,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인지..

남사친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친구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조용히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들어 남사친 아버지가 조금 달라졌다고 했다.

평소엔 꼼꼼하고 기억력 좋던 분이었는데, 약속을 잊거나 전화를 한 뒤에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을 못 하신다고 했다. 가끔은 집 근처 시장에서 길을 잃고, 익숙한 골목에서 한참을 서 계신 적도 있었다고 했다. 예전엔 늘 자식 걱정을 하던 분이었는데, 이제는 그 자식이 아버지를 걱정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남사친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낯설고 두렵다고 했다. 혹시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초기 증상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진단을 받게 되면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했다.

 

그 친구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건 단번에 떠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사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사이에서 매일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나는 조심스레 말했다. 두렵겠지만 병원에 모시고 가보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고,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조기에 진단받으면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방법도 많다고 했다. 그 말이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나도 기분이 씁쓸했다. 

이런 경우에 아버지 모시고 병원가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게 맞는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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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익명1
    당연하지요. 길을 못찾기 시작한건 병원 무조건 모시고 가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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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그렇게 말씀하신 건 충분히 따뜻하고 배려 있는 선택이셨다고 생각해요.
    남사친의 마음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복잡했는지를 이해하면서도, 필요한 현실을 부드럽게 알려준 거니까요. 특히 “병원에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한 건, 상대를 몰아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미**로 들렸을 가능성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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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왜 그 말이 괜찮았을까요?
    
    * **문제 회피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준 것이기 때문이에요.
    * 병원 진단은 단순히 병명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치료, 약물, 지원 정보 등을 시작할 수 있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죠.
    * 남사친 입장에서도 속으로만 고민하던 걸 누군가 “괜찮아, 같이 생각해보자”라고 말해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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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혹시 걱정된다면, 이렇게 덧붙여줘도 좋아요
    
    “네가 얼마나 조심스럽고 힘든 마음인지 알겠어. 병원에 가보자는 말은 너를 다그치려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더 나빠지기 전에 방법이 있을까 해서 그런 거야. 네가 원하면 같이 방법도 찾아볼게.”
    
    이렇게 말하면 상대가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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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금 당신이 잘했던 점
    
    ✔ 친구의 감정을 먼저 이해해주고
    ✔ 함부로 단정 짓지 않으면서도
    ✔ 현실적인 방법을 ‘강요가 아닌 제안’의 방식으로 건넸다는 것.
    
    이건 충분히 섬세하고 따뜻한 행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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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쓰이셨겠지만, 정말 잘하셨어요.
    • 익명2
      작성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헤아리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뭐라 말하기 조심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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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친구 아버님 소식에 작성자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싶어요. ㅠㅠ 
    소중한 사람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친구 아버님이 약속을 잊으시거나 길을 헤매시는 모습은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어서, 친구분께서 두렵고 무력감을 느끼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마음이에요. 진단을 받게 될까 봐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고요.
    
    하지만 작성자님께서 조심스럽게 병원 방문을 권유하신 건 정말 현명하고 따뜻한 조언이었어요!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기에 발견해서 대처할수록 진행을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친구분이 아버님을 걱정하고 도와드리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병원에 가는 큰 용기가 될 거예요. 작성자님의 위로와 지지가 친구분께 정말 큰 힘이 되었을 거예요. 이렇게 함께 마음 아파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주는 작성자님이 정말 멋있어요! 💖
    • 익명2
      작성자
      남사친도 힘을 내서 아버지를 잘 케어하길
      바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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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친구분의 아버지께서 겪으시는 약속 망각, 했던 말 반복, 익숙한 곳에서 길을 잃는 증상 등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초기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중요한 신호들입니다.
    ​친구가 느끼는 두려움과 무력감을 공감하면서도, **"두렵겠지만 병원에 모시고 가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준 것은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조기 진단의 중요성: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진단받을수록 약물 치료를 통해 인지 기능 저하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환자의 독립적인 생활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단순 노화와의 구별: 정확한 진단을 통해 단순한 노화 현상인지, 치료가 필요한 병적 상태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정신적 준비: 진단은 두렵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장기적인 돌봄 계획을 세우는 첫걸음이 됩니다.
    ​친구분은 아버지를 돕고 싶다는 책임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사이에서 힘들 겁니다. 친구분이 혼자가 아님을 느끼도록 곁에서 지지해 준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건넨 말씀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동할 용기를 주는 따뜻한 배려였습니다.
    • 익명2
      작성자
      얘기를 들어준것만으로도 그 친구에게
      힘이 된거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