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깜빡

요즘 따라 자꾸 깜빡한다. 냄비에 물을 올려놓고 잊어버리기도 하고, 휴대폰을 어디에 뒀는지 한참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그러다 문득, ‘혹시 나도 치매가 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들어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딸아이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기에 더 조심하려 하지만, 나이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젊을 땐 남 일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 봐 괜히 겁이 난다. 딸이 걱정할까 봐 내색은 안 하지만, 가끔은 그 애가 없으면 나 자신이 불안해진다. 그래도 나는 믿고 싶다. 단지 피곤해서, 혹은 생각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오늘은 메모지에 해야 할 일을 적어놓았다. 작은 글씨로 빼곡히 채워진 메모 한 장이, 내 하루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된다. 그래, 아직은 괜찮다. 아직은, 잘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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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익명1
    누구나 나이가 들면 깜빡하는 상황이 잦아지기 마련이에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 익명2
    메모하는 습관 좋은것같습니다
    저도 자꾸 깜빡하는데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봐야겠어요
  • 익명3
    이건 그냥 건망증같아요
    저도 그래요 자주 자주 메모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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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요즘 들어 부쩍 깜빡하는 일 때문에 걱정과 불안감을 느끼시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특히 냄비나 휴대폰 일처럼 일상에서 자주 겪는 일들이 '혹시 치매일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시는군요.
    ​딸에게는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시지만, 속으로는 딸의 존재에 의지하고 계신 복잡한 심정도 이해가 됩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변화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서글픔이시겠지요.
    ​하지만 메모를 통해 스스로 하루를 관리하고 계신 모습에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느껴집니다. '단지 피곤하거나 생각이 많아서'라고 믿고 싶으신 것처럼, 스스로를 다독이며 평정을 찾으려는 긍정적인 마음이 아주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작은 노력이 모여 하루하루를 든든하게 지켜줄 거예요. 일상의 변화에 대한 걱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 익명4
    주변에 이런 얘기 편하게 할 친구 있나요?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반은 해결된답니다! 혼자 짊어지지 마세요!
    
  • 익명5
    치매는 누구라도 걱정이 앞서는 거 같아요
    메모하는 좋은 습관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요~~^^
  • 익명6
    나이먹음에 건강에 대한 걱정거리가 왜이리 많아지는지 모르겠네요
    치매라는 것이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질병이죠
    정말이지 정신 바짝 차리면서 살아야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