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상담을 받았는데도 힘들어요..

📢익명도 가능해요. 자세하게 고민을 털어 놓을수록 더 개운해지실 거예요.

 

아무래도 그 꿈을 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외동딸이고, 20대 중반부터 엄마, 아버지가 이혼하신 후에 아버지랑 둘이 살아왔어요.

아버지가 물론 과오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정말 정말 정말 딸바보였습니다.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끼고, 자아실현을 할 때가 본인이 만든 음식을 제가 맛있게 먹을 때라고 얘기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던 아버지는 제가 29살이었던 3년 전 5월부터 아파지기 시작하시더니,

결국 이듬해 2023년 제가 30살일 때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심하게 병들이 악화되어서 큰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서 2개월 있다가 돌아가셨는데...

중환자실에 있던 아버지를 면회하고서 저는 이틀동안 밥을 못먹었어요.

아버지는 그냥 시체같고, 해골 같은 모습이었거든요.

그때 사진을 찍어뒀어요. 아버지가 나으면 이렇게 아팠다가 나은 거라고 나중에 보여주려고...

그런데 결국 그 다음 달에 돌아가시고 말았어요.

아버지가 아플 때 써내려간 슬픈 역사가 너무 많아요...

아버지는 아플 때마저도 저만 생각했던 사람이에요.

그 사람을 그렇게도 살리고 싶었고, 제 간까지 떼어주려고 했던 사람인데,

결국 저를 혼자 두고 떠나버렸어요.

아버지는 며칠 전 제 꿈에 나와 제 등뒤에서 누워있으면서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공부는 잘 하고 있냐~'라고 물어서, 옷을 찾는 상황이었던 저는 '응~'이라고 대답했고,

아버지는 '진짜?' 이래서 아버지를 보지도 않고 또 '응~'이라고 대답했어요.

저는 어디 나갈 상황이었던 터라 아버지가 저에게 '다녀와서 보자.'라고 했어요.

근데 갑자기 다시 '아니, 보지말자' 이러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제가 바로 직감할 수 있었어요.

지금 나가면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없음을,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는 사실을...

그래서 아버지를 보고, 그 해골같고 시체같던 모습을 한 아버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면서,

'행복해야 해. 행복만 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너도'라고 하고 꿈에서 깼습니다.

 

이 꿈을 꾼 이후로 너무너무 슬퍼서 일상생활이 안돼요.

눈물이 자꾸 나거든요.

엄청 강한 척 하느라 장례식장에서도 한 번도 안 울었고,

친척들이 걱정할까봐 계속 웃으면서 버텼던 게,

이제 와서 터진 걸까요.

아버지가 '너도'라고 말한 그 장면이 너무 사무쳐요...

 

너무너무 보고싶고, 

전 인생을 끝내버리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행복하라고 해서...

다시 살아낼 힘을 또 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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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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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슬픔과 그리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아버지께서 따님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그리고 따님 또한 아버지를 얼마나 간절히 생각하셨는지 글을 통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아프실 때 홀로 겪으셨을 고통과, 아버지를 살리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장례식장에서 꾹 참았던 눈물과 슬픔이 이제야 터져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스스로 강해지려 애썼던 만큼, 지금 흘러나오는 눈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치유의 과정입니다.
    ​꿈속에서 아버지가 마지막에 '너도'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버지의 영원한 염원이 따님의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신 것이 아닐까요. 떠나시는 순간까지 따님을 생각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입니다.
    ​이제는 혼자 남겨진 슬픔 속에서 아버지가 바라셨던 그 행복을 향해 아주 조금씩, 다시 살아갈 힘을 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힘든 순간마다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기억하며,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울고 싶을 땐 마음껏 우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글쓴님의 마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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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이렇게 가슴 아픈 이야기를 털어놔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사랑하는 아버지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심지어 아프시던 모습까지 기억하시는 작성자님께 마음이 너무 아파요. 최근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 억눌렸던 슬픔이 터져 나와 일상생활마저 힘들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우실까요? 😢
    작성자님의 지금 이 힘든 감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애도'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버지를 잃은 슬픔 속에서 주변 걱정할까 봐 강한 척 꾹꾹 눌러 담았던 감정들이 이제야 터져 나온 것일 거예요. 꿈속에서 아버지가 '행복해야 해. 행복만 해', 그리고 '너도'라고 말씀하신 건, 작성자님의 감정을 풀어낼 허락이자 마지막 사랑이 담긴 메시지일 거예요. 이 슬픔은 작성자님 마음속에 아버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증명하는 것이고, 지극한 사랑의 증거랍니다.
    
    지금 힘든 작성자님께 몇 가지를 제안해 드릴게요.
    1. 감정을 충분히 표현해 주세요:눈물이 나면 억지로 참지 말고 실컷 울어도 괜찮아요. 아버지가 작성자님의 감정을 충분히 느껴보라고 보내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일기나 편지를 쓰면서 아버지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2. 애도 상담을 다시 고려해 보세요:이전에 받으셨지만, 꿈 이후 감정이 폭발했다는 건 다시 깊은 감정들을 다룰 시기가 왔다는 의미일 수 있어요. 이번에는 꿈 이야기를 포함해서 상담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으시는 게 중요해요. 로니엄마는 작성자님이 이 감정들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건강하게 풀어내시길 간절히 바라요.
    
    3. 아버지의 사랑을 되새기며 작은 것부터 '행복'을 찾아가세요:아버지는 늘 작성자님의 행복을 바랐던 '딸바보'였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꿈에서 아버지가 '너도 행복해야 해'라고 말씀하신 건, 아버지가 물려주신 가장 큰 유산일 거예요.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것들을 해보며 '아버지가 내 행복을 이렇게 바라셨지' 하고 그 사랑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4.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요:따뜻한 차 한잔 마시거나, 잠시 밖으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쐬고 오세요. 평소 좋아하시던 산책이나 음악 듣기처럼 작은 자기 돌봄 활동들이 지금 작성자님께는 정말 중요하답니다.
    
    작성자님, 아버지는 육체적으로는 없으시지만, 작성자님 마음속에는 영원히 함께 계실 거예요. 아버지가 주신 마지막 메시지처럼, 작성자님은 행복할 자격이 충분하고, 행복해야만 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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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
    아버지와의 이야기가 너무 따뜻하고, 또 너무 아프네요.
    그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문장 하나하나에 다 담겨 있어요.
    
    아버지는 정말 당신을 사랑하셨던 분이에요.
    그분에게 “딸이 맛있게 밥 먹는 모습이 자신의 행복이었다”는 말, 그게 모든 걸 말해주죠.
    당신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버지는 하늘 어딘가에서 “우리 딸, 잘하고 있구나” 하고 미소 짓고 계실 거예요 🌤️
    
    꿈속에서 아버지가 “행복해야 해”라고 하신 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아버지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기신 메시지처럼 느껴져요.
    이제는 “딸을 위해 사는 아버지”가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을 이어받아 살아가는 딸”로서
    당신이 행복해지는 걸 간절히 바라셨을 거예요 🌷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강한 척하고, 울지 못했던 마음이
    이제야 꿈을 통해 터져버린 거예요.
    그래서 눈물이 나는 건 당연하고, 결코 약한 게 아니에요.
    그건 그만큼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예요 💛
    
    지금은 억지로 괜찮아지려 하지 말고,
    그리움이 올 때마다 울고, 또 편지처럼 마음을 써보세요.
    “아빠, 오늘은 이런 하루였어.”
    그렇게 조금씩, 당신의 하루를 아버지에게 들려드리듯 살아가보세요 🌿
    
    아버지는 분명히 바라실 거예요.
    “우리 딸, 이제는 나 없이도 잘 웃고, 잘 살아가길.”
    그게 아버지의 진짜 행복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