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
상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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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섰을 때 느껴진 그 '허전함'과 '불안함'은 단순히 기계가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 나만의 심리적 보호막이 사라진 데서 오는 당혹감에 가까워 보입니다. 무선이어폰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도구를 넘어, 번잡한 외부 세계와 나 사이를 구분 지어주는 나만의 작은 공간 역할을 합니다. 이어폰을 꽂는 순간 익숙한 선율이 흐르며 외출이라는 긴장감을 완화해주는데, 그것이 없으니 무방비 상태로 세상에 노출된 듯한 기분이 드셨을 거예요. 이것을 '중독'이라는 무거운 단어로 정의하기보다는, 일상의 소중한 루틴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음악 없이도 볼일을 보는 데 지장은 없지만, 음악이 있을 때 비로소 외출이 완성되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이죠. 마치 외출할 때 시계를 차거나 지갑을 챙기는 것과 비슷한, 마음의 안정을 위한 필수품이 된 셈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가져오실 정도로 음악이 주는 위안이 컸다면, 그것은 집착이 아니라 자신을 즐겁게 할 줄 아는 건강한 습관입니다. 다만, 가끔은 이어폰 없이 세상의 소음이나 발걸음 소리에 집중해보며 '음악 없는 외출'의 가벼움을 실험해보시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