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강박증

저는 어릴 때부터 정리 강박 행동이 있어요.

비뚤어진 걸 못 봐요.

예컨대 밥상에 젓가락 숟가락도 반듯하게 있어야 하고,

밥그릇, 반찬그릇도 딱 줄 맞춰 있어야 해요.

냉장고에 음료수 줄 세우는 건 기본이지요.

 

지갑 속 지폐는 반드시 전면으로 넣어져 있어야 하며,

상점에서 거스름돈으로 지폐를 받을 때도 

받자마자 나도 모르게 전면으로 정리하고 있어요.

 

옷가게에서 옷 구경을 하고 나면 본래 모양대로 딱 접어서 두고

어떤 물건이든 구경하다가 비뚤어져 있으면 반듯하게 맞춰놔요.

직원이 "제가 할게요" 이러면 어쩔 수 없이 물러나지만

계속 신경이 쓰이죠.

 

길 가다 마주치거나 앞서 가는 사람 옷깃이 비뚤어져 있거나 머리카락이 붙어 있으면

저도 모르게 만져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럴 때는 참을 수밖에요.

참으면서도 너무 신경이 쓰이는 것!

 

길을 걸을 때 보도블럭도 모양에 맞춰서 걷고,

운전할 때도 선을 아주 잘 지키죠. 

좌회전 할 때 좌회전 유도 점선을 침범하지 않아요. 

횡단보도 건널 때는 가능한 선을 안 밟으려고도 하고, 

길을 걸을 때 가능하면 선과 평행하게 걷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남들이 제 물건을 만지는 게 너무 싫어요.

왜냐하면 만지고 제자리에 바르게 안 놓을 테니까요.

더불어 약간의 결벽 장애도 있어서 청결에도 예민해서

남들이 내 물건을 만지면 더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전에 후배가 우리집 왔다가 정리된 거 보고 온통 소문내는 바람에

안 그래도 의심하던? 사람들이 저를 아주 정리병? 있다고 낙인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이 고쳐진 편이기는 해요.

좀 느슨해지고 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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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익명1
    정리정돈에 대한 강박이 있으셨나봐오
    저도 한살한살 먹으면서 내려놓게되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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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베니
      작성자
      ㅇ음식점 같은 데 가서도 줄맞춰요
      친구들이 재미있어 해요 ㅋㅋ
  • 익명2
    그 후배가 악의는 없었을거에요;;;
    자신과 다른거에 신기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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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베니
      작성자
      평소에 정리하는 거 보던 사람들이 아주 확신을 했지요 ㅎ
      저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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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한자
    저도 그런 성향이 좀 있기는 해요
    깔끔한 게 좋더라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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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베니
      작성자
      맞아요 저도 깔끔한 게 좋아서 그래요
      줄 맞추고 반듯하면 좋네요
  • 익명4
    행복한베니님이  어렸을 때 부터 그렇게 함의로써 자아성취와 심신안정을 찾았을 거예요
    저도 어렸을 때는 님하고 100퍼 똑같았어요
    초등학교때부터 심심하거나 이건 아니다 싶은면 수시로  책상서랍 옷장서랍 정리를 칼각 잡으며 해왔었고 책상에도 책이 크기별로 딱딱딱 꽂아져있어야했고 책상위에 장식되어 있는 소품 조차 줄맞혀 나란히 놔뒀어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요...
    님이 말한 항목 하나하나 소름돋게 똑같네요. 저는 그 병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몸도 마음도 육체적으로 힘들다 보니 그렇게 정리할 시간에 잠한번 더자고 남자친구 만나러가고 운동다니고 하니까 많이많이 변했어요..
    결혼한 지금 신랑은 아직도 저보고 노홍철이라고 불러요 
    내려놓기 힘드시겠지만.. 
    자기가 좋으면 그렇게 사시면 되는거구요
    고쳐야겠다 하시면 하나씩 가벼운것부터 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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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베니
      작성자
      맞아요! 제 맘을 잘 아시네요. 역시 뭔가 통하나 봐요
      저도 제 그런 강박 나쁘다 생각 안 해요. 깔끔해서 너무 좋아요 ㅎ
  • 익명5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 익명6
    저도 밥상에 밥그릇 반찬그릇 줄세워야하고 
    냉장고에 음료수들이나 이런 것들도 
    크기별 높이별로 다 맞춰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