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아끼는.. 이런 것도 강박증일까요?

어렸을때 뭐 못먹고 못입고 엄청 가난한 건 아니었지만 부자는 아니니까 아끼며 사는 분위기였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 과학 영재반에 있었는데 방학 때 미국 나사에 체험가는 프로그램이 생겼어요.
당시 백만원? 이백만원?이 넘는 자부담이 너무 커서 부모님께 얘기하기 전부터도 못가겠구나 했었죠.

고등학교를 기숙 학교를 가려고 할 때도 돈이 많이 들텐데 괜찮을까 미리 걱정했었구요.
그래서인지 커서도 아껴야한다는 강박증이 있는 것 같아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여기 저기 가격 다 비교해보고 저렴한 곳에서 사려고 하죠.
애들 옷 살 때도 금방 클건데 굳이 좋고 비싼걸 입힐 필요가 있나 싶어 저렴한 브랜드만 고르고 그러는 것 같아요.

첫째 아기때는 당근에서 중고 옷 받기도 했었는데 둘째는 첫째 옷 물려 입히기도 하니 아직 그렇게까지는 안했네요. 시어머니가 왜 애 옷을 중고로 사냐며...^^;;
애들 이유식도 사실 워킹맘으로 살면서 그냥 저렴한 시판 이유식 시켜먹어도 되는데 퇴근하고 피곤해도 꾸역꾸역 만들어 먹입니다.
사실 내 손으로 만들어서 더 건강한 음식이다 라기 보다는 훨씬 저렴해서 그런 것 같아요.
사먹이면 한끼에 최소 2천원, 하루에 6천원인데 애호박 하나 2천원에 사면 일주일은 재료로 풍성하게 넣어줄 수 있으니까요.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내 노동력으로 대체 가능하면 다 대체하는 일꾼형이랄까요.
전세금 못 받게 생겼을 때 임차권등기명령 신청도 법무소가면 다 돈이니 무료상담 받고 검색해보고 셀프로 하고 
애들 돌 영상도 셀프로 제작하고 웬만한 수리나 보수도 셀프로 찾아보고 하는 편이예요.
최근 몇년간 제 옷을 산 건 작년에 복직하고 필요한 정장스타일 바지 2개, 블라우스 하나 산게 다인 것 같아요.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수입이 있어도 이런 강박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제가 뭐 불편하거나 하진 않지만, 요새는 나이도 있고 애들도 있다보니 
주변에서 보면 좀 너무 아낀다, 궁상맞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저보다 수입이 적은 사람들도 잘만 쓰고 사는 것 같은데 저는 왜 이렇게 돈 쓰는게 편하지가 않을까요??

 

이런 돈에 대한 강박?도 나이들면서 조금 바뀌기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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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익명1
    저희언니도 아이들옷 누구에게 물려입히는지 옷이 다 새거가 아니라 볼때 마다 제가 이야기해요 아이들도 깨끗하고 새거 입히고 이쁘게 입히면 좋을텐데 아무리 말해도 자기는 그렇게 키운다고 해요 너무 궁상맞아 보이기도고 요즘 아이들 그렇게 입히는 사람을 못봐서 괴리가 느껴지곤해여 
    • 익명4
      작성자
      저도 남들에게 너무 그렇게 보일까봐 고민이 되는 것 같아요.좀 쓰기도 해야하는데 이게 뭔가 맘이 편하지 않은 느낌? 애들한테라도 좀 쓰는 버릇을 좀 해야할까봐요ㅠㅠ솔직한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익명2
    글을 읽으면서 저랑 비슷한 면이 있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여유가 있어도 돈을 펑펑 못 쓰는건 강박이 아니고 타고난 성품 같아요
    자라온 환경도 영향이 있겠지만 아껴서 미래를 대비하고 더 뜻깊은 일에 쓰려고 낭비를 안 하는것 같아요 저도 아이옷 물려받아 입히고 아울렛 아니면 백화점에선 잘 못 사게 되요 
    처녀때 노세일 백화점가서 옷 사고 세일기간에 세일하는 거 보고 너무 돈 아깝고 속상해서 유행보다는 조금 기다렸다가 세일하면 사게 됐어요
    요즘은 인터넷에 브랜드세일도 많으니 자주 이용했는데 요즘 앱테크하느라 시간 없어 쇼핑도 줄었어요. 이유식 만들어주는 건 비용도 적게 들지만 아이들의 건강에 훨씬 좋은 거에요
    언젠가 시어머니도 님께 고맙다고 하실 거에요
    대신 어른들 용돈이나 지인들 부조할때는 남들보다는 넉넉하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돈의 가치를 어디에 두냐에 달렸어요
    • 익명4
      작성자
      돈의 가치를 어디에 두냐에 달렸다는 말이 공감이 가네요~저도 오히려 가족 용돈이나 경조사비, 친구들 선물이나 밥값 등은 오히려 제가 많이 내는게 맘이 편하더라구요. 생각해보니 돈을 쓰는 분야에 따라서 마음이 다르네요!
  • 익명3
    저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비패턴이
    완전히 바뀌었어요.불필요한 소비는 완전히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쓰고 있어요.
    각자의 기준대로 사는게 맞다고생각해요.
    
    • 익명4
      작성자
      소비패턴이 바뀌셨군요~전에는 잘 쓰시다가 절약하는 쪽으로 바뀌셨나봐요, 그쵸 각자의 기준이 있으니까요!
  • 익명5
    눈물 ㄹ나네요.
    고생하셨으니 조금은 쓰고 사세요.
    저도 못하고 있지만요
    • 익명4
      작성자
      그러게요 쓰는게 편하지가 않다는게 문제인 것 같아요.
      써버릇하면 이런 강박적인 생각도 고쳐질까요?ㅎㅎ
  • 익명6
    근데 돈아끼고 앙뜰살뜰 사는건 좋은거 같아요. 펑펑 쓰는거 보단 좋은데요
    • 익명4
      작성자
      펑펑 써서 망하는 것 보단 안전하고 좋겠죠?
      너무 안전 지향적인 사람이라서 이런 강박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