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죠~ 시를 읽는 것도 좋겠어요 ㅎㅎ
가을이라고 하기엔 날씨가 갑자기 훅 쌀쌀해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서늘한 날씨가 되면
가을과 관련된 시가 떠오르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짧고 유명한 가을시들 모아봤습니다
짧고 유명한 가을시 모음
시월 / 이시영
고통을 통과하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
오늘밤에도 강물 잔잔히 굽어 흐르고
별들은 머나먼 성하로 가 반짝인다
가을 / 김지하
어지럼증을 앓는
어머니 앞에
그저 막막하더니
집을 나서는데
다 시든 낙엽을 밟으니
발바닥이 오히려
살갑구나
가을의 시 /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들으니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 정호승
하늘다람쥐 한 마리
가을 산길 위에 죽어있다
도토리나무 열매 하나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누워있고
가랑잎나비 한 마리
가랑잎 위에 앉아 울고 있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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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모두들 즐거운 가을 보내시고,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