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으로.. 저도 정말 좋아하는 시예요 유명한 작가들 시가 많네요 ㅎㅎ
날이 쌀쌀해지니 벌써 겨울이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오늘은 겨울에 읽기 좋은 겨울과 관련된 시를 모아봤습니다!
짧고 유명한 겨울 시 같이 읽어봐요~!
짧고 따뜻한 겨울 시 모음
북극으로 / 이정하
북극에 가면
'희다'라는 뜻의 단어가
열일곱 개나 있다고 한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온통 흰 것 뿐인 세상
그대와 나 사이엔
'사랑한다'라는 뜻의 단어가 몇 개나 있을까
북극에 가서 살면 좋겠다
날고기를 먹더라도
그대와 나, 둘만 살았으면 좋겠다
'희다'와 '사랑한다'만 있는
그런 꿈의 세상
눈 /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겨울 /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이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우리가 눈밭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밭이라면
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이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밭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겨울 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온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겨울나무가 따뜻하게 보이는 이유 / 윤보영
겨울나무가
따뜻하게 보이는 것은
가지 끝에 남긴
까치밥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 안이 따뜻한 것은
날마다 담겨 사는
그대 생각 때문이었군요
행복합니다
겨울나무 / 나태주
빈손으로 하늘의 무게를
받들고 싶다
빈몸으로 하늘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
벗은 다리 벗은 허리로
얼음밭에서 울고 싶다
눈 / 나태주
빛깔과 내음과 소리로만
떠돌던 그대의 추억
밤 사이 땅 위에 내려와
머물렀습니다
새하얀 그대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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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는 겨울을 참 좋아하는데요
겨울 시 속에도 그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것 같아
정리하면서도 기분이 참 좋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