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는 시네요~ 짧지만 울림이 있어요 ^^
정지용 <호수> 시 모음! (호수 1, 호수 2)
호수 1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해석
얼굴 하나야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혹은 호수에 비친 자기 얼굴로 볼 수 있다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은
그 얼굴을 물리적으로 가릴 수 있어도
마음속의 그리움은 가릴 수 없다는 뜻이다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에서 그리움의 크기를
‘호수’로 비유해, 넓고 깊은 감정의 확장을 표현한다
결국 눈 감을 밖에는 그리움을 감각적으로 통제하며,
마음속으로만 간직하려는 절제의 표현이다
핵심 주제: 절제된 사랑, 그리움의 내면화, 감정의 깊이와 침묵
호수 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해석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는 표현은
오리가 목을 돌리며 호수 위를 유영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이다
‘감는다’는 동사는 포옹·관계·움직임을 암시한다
즉, 오리와 호수가 서로 감각적으로 닿는 순간이다
그러나 자꾸 간지러워라는 마지막 행에서 완전한 조화는 깨진다
호수를 감싸지만 완전히 하나가 되지 못하고,
관계의 미묘한 긴장감이 남는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감각의 불완전함을 상징한다
핵심 주제: 자연과 감각의 교감, 완전하지 않은 합일, 유희와 긴장
호수 1과 호수 2 비교
| 구분 | 호수 1 | 호수 2 |
| 주제 | 내면의 그리움, 절제 | 자연과 감각의 교감 |
| 정서 | 정적, 내면적 | 동적, 감각적 |
| 이미지 | 얼굴, 손바닥, 호수 | 오리, 목, 간지러움 |
| 행위 | 눈 감기 (닫힘) | 감기·간지러움 (열림) |
| 방향 | 내면화 | 외연화 |
두 시 모두 ‘호수’를 중심 이미지로 삼지만, 시적 지향은 다르다
「호수 1」은 인간 내면의 정서를 ‘고요한 호수’에 비유하며,
감정을 억제하고 내면화한다.
반면 「호수 2」는 자연과 감각의 상호작용 속에서
관계의 긴장과 생동을 포착한다
즉, 정지용의 ‘호수 연작’은 정적 명상에서 감각적 유희로,
내면에서 외부로 나아가는 변화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