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좋은 글]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딸들은 애당초 꽃다발로 왔고 그 향기로 왔다.

딸과 함께 살아오면서 딸로 해서 아버지들은

처음 알게 되는 생의 기쁨과 행복을 만나기도 했으리라.

어른으로 자란 뒤에도 딸들은 아버지들의 마음과 느낌의 고향으로

언제까지고 맑은 샘물이 되어주고 있을 터.

 

지난 날 세상살이, 하루하루 얼마나 흔들려야 했던가.

그럴 때마다 마음 안에 딸아이가 함께 있지 않았더라면 어찌했을까 몰라!

세상의 모든 아비들에게 

딸들은 폭풍우 거센 난바다에 내려진 깊고 푸르른 닻.

비 개어 멀리 하늘에 뜨는 무지개.

아니면 손 흔들어 내일을 약속하는 흰 구름.

애당초 축복이었고 선물이었다.

마음 안에 숨겨진 보석이었다.

 

하지만 아비들에게 딸들은 여자이면서도

여자가 아닌 여자.

여자 그 너머의 또 다른 여자. 신비였다.

다만 자랑이었고 사랑이었다.

아비의 목숨이 떠난 뒤에도 가장 오래

함께 울어줄 목숨이 딸이다.

그의 생을 가장 잘 기념해줄 육친이 또 딸이다.

실상 딸들은 아비의 또 다른 생명을 살아줄

가장 어여쁜 인간.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프롤로그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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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대한민국에 나태주 시인님의 풀꽃이라는 시를 

안들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나태주 시인님은 간결하지만 

마음에 강한 울림을 주는 시를 쓰시는 것으로도 유명하신데

딸 사랑 또한 정말 유명하십니다.

 

나태주 시인님의 따님 나민애 작가님 또한

서울대에서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본인도 꾸준히 글도 쓰시고 책도 집필하고 계시지요.

글 사랑은 역시나 부전여전인가 봅니다.

 

회사 책상에 나태주 시인님의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가 꽂혀 있는데

오늘 문득 프롤로그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주말에 부모님과 식사를 하는데

제 앞접시에 음식을 덜어주시며 "많이 먹어" 하시던 아빠 생각이 나서

잠시 마음이 짠했습니다.

 

저희 아빠는 그닥 살가운 성격이 아니세요.

게다가 왕왕왕T셔서 저의 갬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시죠ㅋㅋㅋㅋ

그래서 사실 아빠와 저는 엄청 친한 사이는 아닙니다.

그래도 늘 제일 맛있는건 우리 딸래미 몫

제일 예쁜 것도 우리 딸래미 몫

거실 리모컨도 우리 딸래미 차지.

제가 뭐 하고 있으면 괜히 스윽 오셔서 "뭐해?" 하고 들여다보곤 하십니다.

평생 티격태격하는 사이지만 마음만은 맞닿아 있다고 믿고 있답니다.

 

나태주 시인님께 따님이 자랑이고 사랑이듯이

저에게도 저희 아버지는 자랑이고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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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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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엠
    나태주님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우리 남편이 딸아이와 잘 지내는 편인데...
    아이들이 아빠랑 사춘기때도 잘 지내서ㅡ
    참 좋았던 기억이 나요
    저랑은 다투고 ㅎㅎㅎ
    제발 엄마랑 싸우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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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와! 카르페디엠님도 나태주님 좋아하시는군요~
      나태주 시인님의 글을 보면 인간이나 자연에 대한 애정도 그렇지만 따님에 대한 애정이 정말 진하게 느껴지지요. 저도 딸의 입장에서 마음이 뭉클해질 때가 많아요.
      근데 저는 사실 엄마 편입니다ㅋㅋㅋㅋ 
      근데 엄마는 또 아빠 편이구요. 아빠는 제 편이지요ㅋㅋㅋ
      고로 밸런스가 아주 잘 맞는 집이랍니다ㅋㅋ
      원래 딸들은 엄마랑 엄청 싸우잖아요. 
      저는 엄마랑 어제도 싸웠는데 오늘 또 싸우고.. 
      그러면서 또 아무렇지도 않게 무말랭이 무치는데 꼭 멸치육수로 만들어야 하는거냐고 물어보고ㅋㅋㅋㅋㅋ 다들 비슷비슷하게 사는 것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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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라미7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라는 말이 너무 좋으네요. 나태주님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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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부모님의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는 제목이지요?
      나태주님의 글은 참 밝고 청량한데 마음을 묵직하게 울리는 깊이가 있어요.
      동그라미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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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7
    나태주님 글 저도 좋아해요 
    오랫만에 좋은글 읽고 가네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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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나태주님의 글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 밝고 맑은 담백한 문체를 참 사랑합니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참 따뜻해져요
      들꽃님 날씨가 갑자기 많이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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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밧드(0:01발송)
    저에게도 딸이 자랑이고 사랑이랍니다
    두딸이 없었음 어땠을까 생각하면 도리도리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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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딸은 딸이어서 좋고, 아들은 또 아들이라 좋은 것 같아요.
      작으면 사랑스럽고 크면 듬직해서 좋은게 자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밧드님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날씨가 많이 차가워요. 따뜻하게 입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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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롱인처
    그루잠님 글로 
    오래전 돌아가신 제 친정아버지가 생각났어요.
    제나이 26살에 일찍 돌아가셔서 이젠 기억도 흐릿한.
    가깝지 않아도. 성격이 달라도.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딸바보죠. 
    아버지와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아버지가 넘 무서워 살갑게 대화한번 나누지 못한게 
    이 나이가 되보니 너무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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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아침에 복롱인처님의 댓글을 보긴 했는데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댓글이 좀 늦었습니다. 
      복롱인처님께서 결혼을 하시고 아이를 낳으시고 또 그 아이가 잘 성장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보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표현은 서투르셨어도 복롱인처님 아버님께서도 복롱인처님을 아주 많이 사랑하셨을거다, 이런 생각에 가슴 한켠이 시큰해져 왔는데 문득 내 아버지 마음도 몰라주면서 다른 아버지의 마음은 이해하고 있는 제 자신이 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글에도 남겼지만 저도 사실 아부지랑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예요. 엄마한테는 그 나이 먹고 그러고 싶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애교쟁이인데 아빠 앞에서는 얼음장이 따로 없어요. 아빠가 저를 얼마나 아끼시는지도 알고 있고 예쁘게 말해야지 늘 다짐하는데도 이상하게 아부지 앞에서는 못된 말만 쏘아붙이는 못난 딸이네요. 복롱인처님의 말씀을 듣고 오늘 또 한번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빠와 좋은 추억 많이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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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롱인처
      너무 무서운 아버지.
      어릴때조차 아빠라고 불렀던 기억이 거의 없어요.
      독재자였던 아버지. 
      가여운 엄마편에 서서 항상 제게 있어 아버진 멀고도 원망스런 분이셨죠.
      하지만 제가 부모가 되고 나니 더이상 아버지는 무섭거나 공포의 대상이 아니게되더라구요.
      그 어렵던 시절 자수성가해서 집안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할 무게를 감당하면서 자잘한 감정은 무시하고사셨던 가여운 분.
      너무 어릴때 돌아가셔서 조금씩 아버지의 나이와 비슷해지면서 그립고 딸노릇못한게 죄송하죠.
      아직 늦지않으셨고 충분히 달라지실수있어요.
      아버지맘을 잘 알고계시니 꼭 가깝고 살가운 따님이 되셔주세요. 전 아버지랑 딱 한번만이라도 만날수있다면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