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 한강

      괜찮아

 

  -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괜찮아     - 한강

 

 

- 출처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괜찮아 시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에 나오는 시라고 하네요^^

 

이 시를 읽고 예전 큰 딸을 키우던 때가

떠올랐어요.

첫아이라 저 자신도 엄마가 처음이라 

다 서툴었던 기억이 ...

계속 우는 아이에게 시처럼 이유를 모르니

안고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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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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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야
    아이가 왜 우는지 알수가없어
    안고 달래도 울음을그치지
    않을때도 있었지요
    말을배워 말할땐 대화가 되니깐 괜찮은데 
    말배우기전엔 업어도보고 같이 울어도보고
    그렇게 자식을키운것같아요
    
    괜찮아 이제 괜찮아 마음이 안정되는말같아요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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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엠
      작성자
      맞아요.. 계속 우는 아이 달래면서
      안고 답답하니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첫 아이가 유난히 예민해서..
      그리고 저 또한 초보엄마라 더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 cashwalker
    괜찮아 ~
    기교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정말 의미있는 단어 같네요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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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엠
      작성자
      네 맞는 말씀이세요.
      괜찮아.. 이젠 괜찮아.. 되내이게 되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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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나비
    괜찮아 ! 참 듣기좋은말 ㅎㅎ
    괜찮아? 참 따뜻한말 ㅎㅎ
    그냥 그말한마디면 다 괜찮은데 
    왜그래 ? 뭣땜에? 가 아니라 괜찮아~^^
    오늘의 삶의명언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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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엠
      작성자
      시를 읽는데 예전 기억이 나서..
      공감이 되는 시였어요..
      말도 못하는 백일도 안된 아이..
      배고픈것도 아난거 같고, 기저귀가 젖은 것도
      아닌거 같고 졸려서 였는지 어딘가
      불편한건지 모르니 답답했던 기억이...
      괜찮아.. 이젠 괜찮아....
      우리.. 괜찮아^^ 좋은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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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 사랑해~
    괜찮아 ~ 단순한 말인것 같지만 그말속에  안심 격려 다시 시작할 용기 까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엄마의 감정이 아이에게 늘 닿아 있어 엄마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을 거예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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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엠
      작성자
      맞아요.. 단순하지만 참 좋은 말
      괜찮아.. 말씀처럼 엄마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을 거라는 말 공감해요.
      괜찮아 이젠 괜찮아...
      안정을 주는 말처럼 오늘 유난히 더
      되새겨 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