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유정ㅡ정약용

           노인일쾌사

 

                         정약용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그댄 자신을 꽃으로 보시게

 

털려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니 

 

누군가의 눈에 들긴 힘들어도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 이더이다

 

귀가 얇은 자는 그 입도 가랑잎 같이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도 바위처럼 무겁네

 

자신의 말처럼 조심하여 하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너그러움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은 정은 사람을 감동케 하나니

마음이 아름다운 그대여

그대의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지리라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을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요

 

귀가 잘 안 들리는 것도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고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 먹고 

소화 불량 없게 하려 함이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앞서 가지 말라는

것이리라.

 

노년유정ㅡ정약용

 

노년이 되면 누구나 평생을 의지했던

줄이 하나씩 끊어져  나가겠죠.

사랑의 줄 , 명예의 줄, 부귀의 줄,

아름답고 건강한 몸의 줄.

모든 줄이 하나 하나 다 끊어져도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작지만 

최상의 아리아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G선상의 아리아"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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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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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arow1
    나만의 최상의 아리아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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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나이가 들면서 늙어 가는 나의 모습들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잘 챙기는 시간이네요.
      저도 저만의  아리아를 만들어 낼 수 있게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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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el 🎶 ok
    나이 들어가면서 지나온 날들을 경험삼아서 더 지혜로워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름다운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따뜻한 말만 할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누군가의 눈에 들긴 힘들어도 눈 밖에 나는건 한 순간이라는 글 내용이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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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저희 시아버님께서 생전에 귀가 잘 안들리시니 좋다고 하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지혜로운 삶의 모습을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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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정말 현명한 글이네요.
    노화가 된다는 것은 물론 너무 슬픈 일이지만 정약용선생님의 말씀처럼 
    나이가 들수록 옳고 큰 것만 보고 들으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마냥 슬픈 일만은 아니겠네요
    마음에 잘 새겨두어야 할 정말 좋은 글입니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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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저도 고모부님께서 보내주셔서 몇 번을 읽고 되새기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한 끈 것만 보라는 말을 읽으면서 남의 좋은 저만 잘 보고 칭찬을 해주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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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소리
    나이가 들면 이것저것 쇠약해지면서 자신감이 떨어지죠. 이럴때 정약용선생님의 말처럼 필요한 큰 것만 보고 큰말만 들고 매사에 조심하고 앞서 가지 말라는 말에 힘이 솟네요.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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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나이 드는것이 왠지 지혜로운 삶으르
      살아가는 것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베풀어 주는 삶을 의미있게 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