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한장.... 안도현 (우영우에서도 나왔죠)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룽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연탄한장.... 안도현

 

 

연탄한장.... 안도현  (우영우에서도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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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화려함만이 있는건 아니죠

재로 남겨진다는것이 두렵기도 하는데....

 

예전에 봉사동아리에서 

연탄봉사도 다녀봤는데,

 

인생 많은 생각을 하게된 

시간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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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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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주원
    연탄한장 옛추억이죠
    좋은시감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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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 luck
      작성자
      저도 어릴적에 연탄불에 엄마가 
      간식거리 많이 해주셨는데 
      잠시 추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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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입니다!
    온몸을 불태워 헌신하다가 남은 몸마저 부서져 세상에 던지는 삶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제가 잠시라도 머무르는 곳에서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안도현님의 시 중에 참 좋은 시가 많지요.
    안도현님의 또 다른 짧은 시를 살짝 놓고 갑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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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 luck
      작성자
      ㅋㅋㅋ 어릴적에 연탄재 발로 막 밞고 다녔는데 음 ㅋㅋㅋㅋㅋㅋ
      전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을까요?
      아님 지금 현재  ㅋ 어제 엄마네 가보니 
      안도현님의 책중에 짜장면 있거든요 ㅋㅋ
      잠시 보고 왔죠  안도현님의 책 저도 무지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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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과 나무
    젊었을땐,
    이시처럼 누군가에게 연탄한장이
    온기가 되는 연탄한장으로 살고싶었건만,
    이제는 내 소중한 사람들을
    돌보며 살고싶어지네 ^^
    이제 나도 나이를 먹은건지 ~ㅎㅎ
    예전의 님께서 나르신 연탄 한장에
    감사한 사람들이 
    지금도 그 연탄 한장을 
    따뜻함으로 회상할듯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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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 luck
      작성자
      연탄한장의 감사함이 있죠
      왠지 좀전에 본 단풍에 물들어 가는 
      나무도 그렇지 않을까요 
      까만 연탄이 새하애 지는것과
      초록이 나무가 붉게 물들어 가는것
      모두모두 왠지 희생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