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힘든 순간이 있더라도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으면 해요
처음 심한 불안을 느꼈던 그 날은 아주 평범한 날이었어요.
그 때 저는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나빠진 집안 사정 때문에 아르바이트 여러 개와 졸업 시험 준비, 취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었죠.
그래서 늘 정신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고 과제를 하려고 노트북을 켰고 그 날 마무리해야 To list를 머리 속으로 빠르게 돌려보고 있었죠.
밤을 새도 기한을 맞추기가 빠듯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는데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다 못할 거 같아.. 다 못하면 어쩌지? 난 망한 것 같아.. 아니 망했어......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 서면 늘 심장이 뛰고 얼굴이 빨개지는 저였지요.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100미터 달리기 출발선에 섰을 때?
그런 때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의 심장 박동이었어요.
심장 소리가 쿵쾅쿵쾅 내 귀까지 들리는 듯했죠.
처음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겪는 증상에 놀라긴 했지만 금방 괜찮아지겠지 하는 하며 그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보다 증상이 자주 찾아왔어요.
가끔은 꽤 오랜 시간 증상이 지속되는 날도 있었어요.
심장이 뛰며 안절부절 못하겠고 가끔은 온 몸의 근육이 조이듯 긴장되기도 해요.
처음 증상이 시작되고 난 뒤부터 저는 늘 불안했어요.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다 못할 것 같아.. 못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머리를 꽉 채워서 정작 해야 할 일은 손도 대지 못하는 날도 많았죠.
이후로 저는 수시로 몰려드는 불안 때문에 힘든 날을 보내고 있어요.
일을 하다 가도 집에 불이 날 것 같고
밤에 잠을 자려다가도 밤새 심장마비로 죽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고
가족들이 아플까봐, 사고라도 날까봐,
그냥 숨 쉬듯이 불안해져요.
불안할 때마다 손톱을 물어 뜯어서 제 손은 늘 엉망이고 제 자신이 정신병자처럼 느껴질 때도 많아요.
이런 것 말고도 전쟁이 나면 어쩌지? 핵이라도 터지면?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데 찾을 수 있을까?등등....
자려고 누우면 좋은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고 나쁜 생각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머리 속은 뒤죽박죽이고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너무 많아요.
뉴스에서 안 좋은 소식이라도 들리는 날에는 그 일이 나와 내 가족에게도 생길 것 같은 불안감에 심장이 또 다시 벌렁거려요.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아무 것도 못하겠고 손톱만 잘근잘근 뜯고 있어요.
이럴 때면 너무 불안하고 우울함마저 듭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