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아이를 볼 때마다 짜증과 한심함이 먼저 올라온다는 말씀, 부모로서 얼마나 괴로운 마음이실지 헤아려져요. 어릴 땐 독박육아조차 기꺼이 감당했는데, 이제는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마음을 건드리고 상처처럼 느껴지니, 내가 너무 변한 걸까 자책하게 되기도 하지요. 아이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크지만, 그 사랑을 표현할 여유나 따뜻한 시선이 점점 사라져가는 느낌… 그 안타까운 마음이 글에서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초등 고학년이 되면 아이도 자기만의 생각과 성향이 또렷해지기 시작해요. 부모와의 반대 성향이 도드라지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아이는 자라나며 독립을 준비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여전히 ‘보살펴야 할 존재’로 보이기에 충돌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 아이는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려 하고, 부모는 ‘왜 이렇게 비효율적일까, 왜 말귀를 못 알아들을까’하며 답답함이 쌓이게 되지요. 그렇게 쌓인 피로는 결국 ‘한심함’이라는 감정으로 바뀌어 나타나기도 해요. 하지만 이 감정은 아이 때문만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이 지쳐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그동안 참아왔던 피로와 기대, 그리고 내가 좋은 부모여야 한다는 압박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아이에게 향하는 시선이 차가워진 거예요. 그러니 반성보다는, 지금의 자신을 더 많이 다독여주셔야 해요. "나는 지금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구나"라고요.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건, 완벽한 부모가 되려는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것이에요. 아이의 모든 문제를 내 탓이라 여기지 않아도 되고, 아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어도 괜찮아요. 대신 내가 지금 무엇이 힘든지, 무엇이 필요할지를 먼저 들여다봐 주세요.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아이가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을 정해보는 것도 좋아요. 차 한 잔 마시며 숨 돌릴 여유, 좋아하던 음악을 다시 듣는 시간,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아이와의 거리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바닥나서 생긴 것이에요. 지금처럼 진심으로 괴로워하며 고민하시는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부모세요. 천천히, 너무 애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내 마음을 조금씩 회복하다 보면,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시 따뜻해질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