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내용, 개인적인 리뷰, 좋아하는 문장

여러분들은 공연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한때 공연 보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목정원 작가의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이라는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예전에 좋아하는 문장 추천한 적도 있어요)

 

오늘은 그래서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내용, 개인적인 리뷰, 좋아하는 문장

 

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내용

 

이 책은 산문집인데요,

목정원 작가님이 공연예술이론 가셔서

관람하셨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프랑스와 한국에서 보았던 공연,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라지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공연예술 장르라는 것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사라져 버리잖아요

오직 그 순간에만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인 것 같아요 ㅎㅎ

 

비평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감성적인 느낌이 강해서

비평을 어려워서 못 읽는 저도 아주 재밌게 읽었답니다!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개인적인 리뷰

 

이 책은 겨울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인데요

눈이 오는 풍경이 떠오르기도 하고

낮인데도 흐릿한 겨울의 어느 하루가 떠오르기도 해요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왔던 책이기도 한데요,

모국어가 침묵이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더라구요

살면서 가장 처음 배우고 접하게 되는 언어가 모국어인데,

그 모국어가 침묵인 세계는 어떤 곳일까요?

차라리 모국어가 침묵이길 바라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이 제목과 공연 예술이라는 장르가 참 비슷하다고 느껴졌던 건

공연 예술 장르는 언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치들로

우리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움직임, 표정, 조명, 발걸음, 눈빛과 호흡 같은 것들이

어쩌면 언어보다도 훨씬 더 명확하게 전달될 때가 있지 않나요?

그리고 때론 언어로 표현됨으로 퇴색되고 어딘가

무뎌지는 감정이나 생각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책을 읽으며

언어로 표현함에 있어서 내가 무뎌지지 않기 위해서

타인을 위한 고통에 더 기민하게 반응하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침묵을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정말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고,

전자책으로 읽고 종이책으로 소장한 책이기도 해요!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ㅎㅎ

 

 

좋아하는 문장

 

01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나는 생각했다. 니하오가 대수롭지 않은 나와 그것을 못 견디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언제고 그 사람이 옳다는 것을. 언젠가는 반드시 그가 옳다는 것을 나도 알게 되리라는 것을.

 

02

숨죽인 대상화의 폭력이 눈에 보이는 날. 기이한 기울기가 기이해지는 날. 그러면 세상은 조금 더 끔찍해지지만 나는 세계의 진실에 그만큼 다가갈 수 있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그 모든 것은 나의 무지 바깥에서 늘 존재해왔으므로. 살아갈수록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더욱 깊어지는 것만큼 다행인 일이 또 있을까. 나는 아픈 쪽이 훨씬 좋았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03

사랑은 인간을 나약하게 하므로, 인간은 사랑에게 지고 말 것. 사랑하기 때문에 기어이 서로의 눈을 응시함으로 서로를 죽게 만들 것.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것을 사랑인 줄 알고 인내할 수 있을까. 에우리디케의 마음이 무너질 것을 탄식하며 오르페우스는 미리 울었다. (...)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는 세계로 어째서 다시 돌아가야 하는가 묻는다. 차라리 그곳에 남겠다 한다. 결국 오르페우스는 돌아보고 만다. 그의 품에서 에우리디케는 다시 죽는다.

 

04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 세계의 기울기는 자명하므로, 오늘의 연극은 오늘의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계속, 무대에 올려져야 할 것이다. (...) 우리는 다만 노래를 멈추지 않으면서,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그것이 어떤 노래일 수 있을지를 끝없이 성찰해야 한다. 계속 노래하라는 말이 누구에 대한 폭력도 아니게 될 때까지. 시간이 흐르면 공연이 그러하듯 언젠가 우리 모두 사라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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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장을 오랜만에 다시 들여다보는 것도

기분 좋아지는 일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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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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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도가와코난
    저도 이 책 읽었는데 공연의 순간성이랑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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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울방울
    목정원 작가님 글은 읽기 편한 것 같아요. 읽으면서 저도 겨울 풍경 많이 떠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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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 얘기가
    제가 알던 것과는 또 다른 시선 같아서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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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떡
    겨울과 잘 어울리는 책인가봐요
    낮인데도 흐릿한 겨울풍경을 생각하면서
    읽어봐야겠어요
    
  • 신혜림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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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긋~
    좋아하신다는 문장들 읽으니 다시 펼쳐보고 싶어지네요. 공연을 글로 이렇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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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르페디엠
    저도 공연 보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은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