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바라기 남편

솔직히 이번 주제는 별로 할 말이 없어서 건너뛸까 하다가 

지인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당사자의 허락을 받고 글을 써봅니다.

 

지인은 요즘에는 결혼하기 좀 이른 나이인 23살에 동갑내기 첫사랑과 결혼을 했어요.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서 아들이 생겼고, 이제 아들이 초등학생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다 사랑스럽고 밥 잘먹는거, 잠 잘자는 것만 봐도 장하고 대견하지만 

그 아이는 양가 통틀어서 첫 아기이다보니 아이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던 것 같아요.

제 지인이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해서 저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워낙 똑 부러지고 꼼꼼한 성격이라 그런지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아이를 잘 돌보더라구요.

지금은 아이가 많이 커서 손도 덜 가고 육아가 수훨해졌다고 하는데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문제는 바로 동갑내기 남편이였대요.

사실 이 커플이 결혼할 때 나이가 어리다보니 주변에서 다들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제 지인도 결혼하기에는 좀 이르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다는데 

그때 남편이 엄청나게 밀어붙여서 결혼을 성사시켰다고 들었어요.

그렇다고 남편이 이상한 사람은 절대 아니예요.

일도 열심히 하고, 가정에도 충실한, 매우 성실한 사람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제 지인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문제인 사람이죠.

 

신혼부터 지금까지 퇴근하면 (너무) 칼같이 집에 오고, 

휴일에도 약속도 안잡고 
과자 한봉지를 뜯어도 아내 입에 먼저 쏙 넣어주고

운동도 아내랑, 티비 볼 때도 아내랑, 뭘 해도 아내랑, 

무조건 아내가 1순위인 완전 아내바라기, 아내껌딱지라네요.

 

그런데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네.. 맞습니다...

남편이 아들을 질투하기 시작한거죠....

아들이 아주 아기일 때는 잘 몰랐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남편이 점점 아들을 견제(?)하는게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아기가 어릴 때는 등이 땅에 붙어 있었던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집안의 사랑둥이였는데

지금도 집안 어른들이나 제 지인이 아들 챙기는걸 보면서 질투섞인 한마디를 하기도 한대요.

 

아이가 어려서 잘 모를 때는 그래도 어찌어찌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넘길 수가 있었는데

아이가 점점 자랄수록 아이가 잘못한 것보다 더 엄격하게 혼을 내고, 

필요 이상으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니까

아들도 아빠와 있으면 불안해 하고 긴장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자기만 바라봐주길 바라는 남편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고민을 토로하면서 

이 문제로 매일 같이 싸우는데 

요즘은 남편 꼴도 보기 싫다고, 

옆에 오는 것도 귀찮아서 집에 들어가는게 너무 괴롭다고 하더라구요.

주말에는 하루 종일 붙어 있으려고 하니까

지인이 자기도 모르게 "좀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아!!"라고 말하면

입이 대빨 나와서 삐진다고 하네요......

 

그래도 주변에 결혼 연차가 쌓인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일단 아이부터 정신과 상담을 받고 놀이치료도 시작했는데

부부상담까지 받아야 할지는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하네요.

 

잘 해결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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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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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el 🎶 ok
    남편분께서 더 많이 사랑하셔서 질투도  많이 하시는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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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ㅎㅎㅎ
      애정표현을 안해도 문제인데 너무 심해도 힘든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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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굴이
    어린나이에 결혼하셔서 둘만의  시간이 너무없었던거 같아요  남편분은 둘만의 시간을 더 즐기고 싶으신거 같아요  주말에 아들을 친정에 부탁하고 남편분과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요 솔직한 대화도 하시면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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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그럴수있으면 좋으련만 지금 완전 동상이몽이예요. 아내는 남편이 지긋지긋한데, 남편은 사랑하는게 죄는 아니좌나!! 이러고 있으니 지금은 둘이서는 대화가 안될 것 같기도 해요. 조만간 연락해서 넌지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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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남편이 아내를 엄청 사랑하는건 보기좋고 부러운데..
    그 잘못된 사랑이 아이한테까지 갔네요...
    이런말 하면 좀 그렇지만 .. 좀 소름돋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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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몸만 으른이지 정신연령이 아들이랑 동갑내기래요. 말 잘듣고 이런건 좋은데 맨날 자기만 졸졸 쫓아다녀서 성장하지 않는 아이를 하나 더 키우는 기분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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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그러게요.. 몸은 어른인데 정신연령이 어리네요.
      자기 자식인데도 질투를 느끼다니....
      티비에나 나올법한 일인데요ㅠㅠ 아내분 정신적으로 엄청 힘드실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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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호
    아이고..너무 아내를 시랑해서 그런가보네요..부럽기도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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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한편으론 부러운데 한편으론 진짜 귀찮을 것 같기도 해요ㅋㅋㅋ 이러다가 화장실까지 쫓아가는건 아닌지..ㅋㅋ 근데 아내와 둘만의 문제이면 그나마 괜찮을텐데 아들을 질투하면서 별 것도 아닌 일로 화를 내니 아들 성격 이상해질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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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싫다
    그 애정이 아들한테도 고루고루 가아햐는데... 아들에게까지 질투를 하다니..
    정말 너무 힘들실거 같아요.. 이것도 이것나름대로 고민이겠어요 ㅠㅠ 
    아내를1순위로 하는건 정말 좋은일이기는 하나 무엇이든 과한건 좋지 않죠.. 
    좋게 해결 되었으면 좋겠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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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맞아요, 너무 덜해도 문제, 과해도 문제지요. 아내를 사랑하는건 너무 보기 좋아요. 술담배도 안하고 혼자만 즐기겠다고 취미생활 갖는 사람도 많은데 무조건 아내에게 "뭐 하고 싶냐, 어디 같이 갈까? 여기 되게 맛있다는데 주말에 가자" 이렇게 말해주는 남편이 어디 흔한가요. 근데 문제는 거기에 아들은 자꾸 배제가 된다는거예요. 딸이였으면 안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자기도 모르게 하다가 본인도 화들짝 놀랄 때가 많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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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싫다
      저희집도 그런편이에요ㅠ 반대로 저희는 남편이 아이에게 무뚝뚝하고 관심 없고 같이 놀아주지 않아서 딸이 아니라서 그런가..했는데 그냥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데요..자기자식인데?-_-이해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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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작성자
      그럼 남편분이 여름님 껌딱지이신가요?
      저 동생은 남편이 귀찮게 구는 것도 별로지만 자기를 두고 아이와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너무 싫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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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싫다
      저희는 아이가 제 껌딱지에요ㅋㅋ
      남편은 혼자 잘 살사람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