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고 믿었던 사람

대학 동기랑 1년 내내 싸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늘 싸워도 제가 먼저 대화로 풀자고 했네요 그러면 그 동기는 먼저 얘기하자고 해주니서 고맙다고 하고 다시 잘 지내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잘 지냈고 방학에도 되게 자주 연락했는데... 이젠 모르겠어요 저는 관계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남의 말만 믿고 저한테 화낸다거나, 일부러 자길 곤란하게 했다고 생각하고, 말이 계속 바뀌거나 기억 못 하고, 약속 어기고 이런저런 일로 동기는 저를 믿지 않는다고 느껴서 9월에 친구 그만하자고 했습니다 그 뒤로 12월에 종강할 때까지 상대가 붙잡고 싸워서 밀어내고... 저도 마음 약해져서 잡았다가 밀어냈다가 서로 오락가락 하면서 진짜 처음으로 밑바닥 보이며 3달간 계속 싸운 거 같아요 이젠 서로 남보다도 못한 사이입니다

 

1년 내내 얘랑 싸울 때마다 정말 힘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섭식장애가 왔고 먹는 족족이 다 토했어요 그럼에도 1번을 탓한 적 없고 혼자 그냥 참았는데 얘는 제 연락에 심장이 빨리 뛴다는 둥 모든 걸 제 탓으로 돌리니 내가 왜 그랬나 싶습니다

 

밉다고, 너 정말 최악이라고, 앞으로 평생 내 인생에 단 1초도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 감정을 거의 배설하듯 상대에게 쏟아내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걸 아는데 어차피 방학 내내 또 나만 힘들겠지, 너는 진지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생각에 자꾸 억울해지고 용서가 안 되네요

 

제가 유치한 거 맞고, 속 좁은 것도 아닌데 정말 배신감에 화가 치밀다가도 내 잘못도 있는 게 맞으니 또 미안합니다 저는 계속 싫다 밉다 그러는데 상대는 한 번을 저한테 그러지 않는 것도 고맙고 죄책감이 드네요 근데 또 동시에 상대는 남자인데 언제 한번 본인 말로는 자긴 하루 지나면 괜찮아지고 잊어버린다고 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어서 어차피 그냥 잊은 거겠지, 속 편해서 좋겠다 하면서 용서가 안 됩니다

 

제가 얘랑 어쩌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이미 지난 일에도 생각이 끊이질 않아서 너무 괴로워요 자꾸 상대 의도를 추측하게 되고 못 믿겠고... 지금까지 잘 지낸 시간마저 부정당한 것처럼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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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익명1
    작성자
    23에 이런 10대스러운 문제를 안고 있는 것까지 정신병의 완성처럼 느껴져서 더 큰 현타가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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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1,912채택률 4%
    지난 1년,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버텨오셨을 님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거식과 구토를 반복할 만큼 몸과 마음이 무너졌음에도 끝까지 관계를 책임지려 했던 그 진심이 너무나 귀하고도 안쓰럽습니다.
    ​님이 느끼는 '감정의 배설' 욕구는 유치하거나 속이 좁아서가 아닙니다. 상대는 깃털처럼 가볍게 잊고 지나가는 일들이 본인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무게였기에 느껴지는 지극히 정당한 억울함입니다. 상대의 "금방 잊는다"는 말은 배려가 아니라, 님이 쏟은 깊은 진심에 대한 무지함일 뿐입니다.
    ​상대를 향한 미안함과 증오가 뒤섞여 괴로운 것은 아직 질문자님의 마음이 착한 사람의 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상대의 의도를 추측하기보다, 상처받은 나를 먼저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관계에서 보낸 시간은 부정당한 것이 아니라, "나는 이토록 최선을 다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확인한 소중한 증거입니다.
    ​지금은 억지로 용서하려 애쓰지 마세요. 그저 "나는 충분히 아팠고, 이제는 나를 위해 그만 아프기로 했다"라고 자신에게 먼저 말해주는 건 어떨까요?
  • 익명2
    지긋지긋한 이런 감정소모 마무리 하세요
    친구사이도 갑을 관계가 있더라구요
    계속 양보하다보면 버릇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