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글을 읽으면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무겁고 치열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지, 그 마음의 짐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초등학생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이고 냉철한 자기 분석 속에는 ‘잘해야만 한다’는 압박과 불안, 그리고 지쳐 있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만큼 무너지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도 더 크게 느껴지는 거예요. 지금의 힘든 마음은 단지 성적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한동안 멈추지 않고 달려온 시간이 이제 숨 고르기를 필요로 한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학군지라는 환경, 또래들 사이의 경쟁, 선행 진도와 입시 준비 속에서 ‘공부는 늘 잘해야 하고 앞서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부담이 당신의 마음을 서서히 지치게 했을 거예요. 자신이 ‘꼴등이 될까봐’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다는 건, 그만큼 외부 기준에 민감해졌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금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건 ‘성적 반등’이 아니라 ‘마음의 회복’이에요. 책상 앞에 앉기 싫고, 책도 잘 안 읽히고, 자괴감이 든다면 그건 당신이 게으르거나 약해서가 아니라, 잠시 쉬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고장 나기 전에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몸과 마음의 신호일지도 몰라요.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해왔고, 그걸로 충분히 대단했어요. 공부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지금은 다시 ‘기초를 다지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중2·3 선행을 이미 경험했다면, 그 내용을 다시 복습하며 ‘정리하는 공부’로 방향을 바꿔보세요. 무작정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보다, 기억 속에서 잊힌 것을 하나씩 다시 꺼내 정리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어요. 또 영어든 수학이든 ‘나를 비교하며 조급해지기’보다 ‘내가 어제보다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더 집중해보면 좋아요. 책도, 공부도, 마음이 편안해질 때 다시 자연스럽게 손이 갈 거예요. 그리고 지금 가장 먼저 해줄 일은 당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거예요. “나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괜찮아. 잠깐 쉬어도 돼.” 공부는 성적이 아니라, 나를 지켜가는 과정이에요. 너무 어린 나이에 무거운 걸 짊어지고 있는 당신이, 참 기특하고 마음 아파요.
그냥.. 어린애가 찡찡대는것 같아도 일단 난 너무 힘드니까 주저리주저리 적어볼게요 일단 대표적인 학군지에 살고 있습니다. 초6이고 원래 최상위권으로 저희 학교는 전교에서 석차가 나오기 때문에 전교 1등도 해본적이 있구요.. 그런데 요즘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사춘기라 그런지 중상위권으로 떨어졌습니다. 반에서도 1등을 뺏겼구요. 선행은 중3까지 나갔고 제가 지망하는 중학교는 입학시험이 있는데 저희 지역에서는 19명밖에 뽑지 않을 뿐더러 아주 어렵다는 소문도 많습니다. 제 공부 시간 자체도 정말 부족하지만 타고난 머리로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면 이제는 정말 흔히 말하는 꼴통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영어학원은 전국에서 유명한 학원을 2개월 다니다 끊었고 원래 영재원이었지만 1년 쉬다가 다른 곳에 레벨테스트를 쳐보니 평균이 되었고, 이제 끊었으니 영어도 성적이 떨어질까봐 과외를 할까 고민 중이에요. 수학은 대형학원 다니다 중1들과 함께하기도 하고 구멍 숭숭이라 여기도 병행하며 다른 수학학원도 어제 레벨테스트를 쳤더니 공부 아예 안한것 치곤 잘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자사고 대비반에 들어가게 되었고, 7월달부터 다니게 됐어요. 거기서도 딸릴까 고민이고,, 중2, 중3 꺼는 공부한지 오래되어(현재 대형학원에서는 내신대비가 한창이라 저도 하고있어요) 기억이 나지않고 그렇다고 다른학년 심화도 되어있지 않은것같아요. 나름 자신있는게 국어인데, 책도 원래 엄청 좋아했는데 지금은 못읽겠고 책상에도 못 앉아있겠네요.. 자괴감 들고 지금까지 무슨 허송세월했나 슬퍼요 공부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