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갇힌듯한 마음의 스트레스 증상

요즘 들어 부쩍 나는 회사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가슴이 먹먹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숨이 턱턱 막히듯 답답하고, 윗사람의 눈치와 동료들의 분위기가 하루의 기분을 쥐락펴락한다. 사소한 일에도 괜히 긴장하고 흔들리는 내 모습이 내가 아닌거 같다. 

 

업무는 끊임없이 늘어가고, 책임은 더 무거워지는데 정작 나에게 남은 시간과 에너지는 점점 바닥나고 있다. 이메일 알림이 모니터에 뜰 때마다 심장이 먼저 요동치고, 회의실 앞에 서면 수천 개의 걱정이 한꺼번에 와르르 밀려와 머릿속이 하얘진다. 입을 열어 말을 하려 해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머리 어딘가가 둔하게 막혀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얼마 전에는 보고서를 준비하는데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타이핑을 하면서도 마음은 계속 멀어져만 갔고, 혹여 또 실수하면 어떡하나, 이번에도 승인되지 않으면, 회사에서 버틸 힘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빽빽하게 채웠다.

 

점심 시간도 쉬는 시간이 아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계속 머리를 스친다. 동료들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서 이상하리만큼 고립된 느낌이 들어, 그 공간에 있지만 그 자리에 없는 사람처럼 존재감이 흐려진다. 숨은 쉬고 있는데도 제대로 숨이 들어오는지조차 모르겠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마음이 전혀 풀리지 않는다. 퇴근 후 가방을 내려놓을 때 그 잠깐은 해방감을 느끼지만, 내일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다시 조여온다. 잠자리에 누워도 불안이 몰려와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에 들어도 깊이 자지 못해서 아침이면 더 피곤해져 있다.

 

요즘 들어 더더욱 어깨는 단단하게 굳어 돌덩이처럼 아프고, 이유 없는 두통이 갑자기 찾아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가끔은 숨이 턱 하고 막히는 순간까지 찾아와서 무섭기도하다. 이 모든 변화가 스트레스를 오래 받아서 나타나는 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이니까 버텨야 한다’는 책임감과, 점점 지쳐가는 나 자신과의 사이에서 나는 매일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가 직장에서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라고 넘겨도 되는 건지, 아니면 이제는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의 나로서는 이 무게를 혼자 견디기엔 한계가 가까워지고 있는것 같다.

이 증상들… 그냥 지나쳐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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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익명1
    저랑 비슷한 경우시네요 일반적일까요 회사일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양 어깨가 무겁네요
    • 익명5
      작성자
      회사생활이 숨 막히는 곳일 줄은
      졸업 전에는 몰랐었네요
  • 익명2
    많이 힘드시겠어요. 휴가가 많으시면 훌쩍 길게 떠나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익명5
      작성자
      그렇지않아도 내년에는 일 생각 안하고
      여행가려고 계획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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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
    저희 사랑님이 요세 그런 환경인것 같아요 근데 저에게 먼저 그넣게 말 하더라고요 일이니까 버텨야지 똑같은 말을 들어서 마음이 아프네요 힘내세요 저도 사랑님 주말에 만나면 힘 팍팍나게 즐겁게 해드려야 겠네요
    • 익명5
      작성자
      일이니까 버텨야한다는게 숨통을
      조이는 거 같아서 찐으로 지치네요
  • 익명3
    아 요즘 본 드라마 장면도 생각나고, 몇년전 회사일로 너무 힘들어하던 딸 생각도 나네요. 직장이 전부가 아닙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해요. 
    • 익명5
      작성자
      그래도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 감사한데
      그 직장이란 곳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하네요 
  • 익명4
    저랑 비슷하네요ㅠㅠ하..
    • 익명5
      작성자
      이럴 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여행
      가는게 좋은데 ,, 너무 오래 비우기가 ㅠ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가슴의 먹먹함, 숨 막히는 답답함, 윗사람 눈치와 동료들의 분위기까지, 매 순간 당신을 짓누르는 무게가 얼마나 클지 충분히 공감합니다. 책임감과 늘어나는 업무 속에서 당신의 에너지와 시간이 바닥나고 있다는 절규가 느껴집니다.
    ​이메일 알림에 요동치는 심장, 회의실 앞의 하얘지는 머리, 보고서를 준비할 때의 미세한 손 떨림, 그리고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불안과 수면 장애까지. 이 모든 신체적, 심리적 증상들은 당신의 몸과 마음이 이 이상은 무리라고 보내는 아주 명확한 경고 신호입니다. 어깨 통증과 이유 없는 두통, 숨 막힘 증상은 스트레스가 더 이상 정신적인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신체까지 침범했음을 보여줍니다.
    ​일이니까 버텨야 한다는 책임감은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 지금의 상태는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증상들을 지나치지 않고, 당신의 몸과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멈추고 돌아볼 시점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 익명5
      작성자
      그런것이지요? 스트레스가 참 무서운 것이네요
      이제는 쉬어가야 할 타이밍을 찾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