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관계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불면증 오는 거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요, 요즘 제 스트레스는 거의 다 친구 관계에서 와요. 다른 일들이 힘들어도 “그래도 친구한테 털면 좀 낫겠지” 싶었는데, 이상하게 그 친구 쪽에서 계속 마음이 걸리고, 그게 하루 종일 남아 있다가 밤에 더 크게 터져요. 그래서 누우면 잠이 안 와요. 머리는 피곤하다고 하는데 마음이 계속 깨워 놓는 느낌이랄까요. “야, 아직 정리 안 됐잖아” 하고요. 진짜… 그게 제일 괴로워요.

 

저도 제가 왜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그냥 웃고 넘길 일들이었을 텐데, 이제는 한마디 한마디가 자꾸 마음에 쌓여요. 그 친구가 딱히 나쁘게 말한 게 아닌 날도 있었거든요? 근데도 이상하게 기분이 찝찝하고, 집에 와서 혼자 생각하다 보면 “아 그 말이 그런 뜻이었나?” “내가 너무 만만해 보였나?” 이런 쪽으로 흘러가요. 그러면 제 안에서 자꾸 작은 화가 돋아나고, 또 그걸 제가 스스로 눌러요. ‘아냐,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 없어.’ ‘그 친구 원래 그런 스타일이야.’ 이렇게요. 근데 눌러도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밑으로 가라앉는 거더라고요.

 

가끔은요, 제가 그 친구랑 있을 때 제가 저인지 모르겠어요. 제 말투가 자꾸 조심스러워지고, 농담도 한 번 더 계산해 보고, 상대가 뭐라고 할까 눈치도 보게 되고요. 원래 친구라는 게 편해서 친구인 거잖아요. 근데 저는 그 친구 앞에서 점점 편하지가 않아요. 그게 너무 서글퍼요. “내가 왜 이 사람 앞에서 이렇게 작아지지?” 하고 생각하면, 그 순간에 제 마음이 되게 구겨지는 기분이 들어요.

 

더 웃긴 건요, 그 친구를 싫어하고 싶지도 않아요. 같이 보냈던 시간들도 있고, 좋은 추억도 있고, 제가 진짜 힘들 때 의지했던 순간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 관계가 문제야”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것도 제가 너무 잔인한 사람 되는 느낌이라 싫어요. 근데 또 현실은 현실이라… 제가 자꾸 상처받는 포인트가 생기고, 그게 반복되니까 이제는 제 마음이 먼저 겁을 먹는 것 같아요. 연락이 오면 반가워야 하는데, 먼저 긴장이 돼요. “또 무슨 말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까?” 이런 식으로요. 아 진짜…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싫어요.

 

제가 제일 힘든 건, 서운한 게 있어도 그걸 말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말하면 해결될 수도 있는데, 혹시 말하는 순간 제가 ‘예민한 사람’이 될까 봐 무서워요. 관계가 꼭 깨질까 봐 무서운 것도 있고요. 그래서 그냥 웃고 넘어가요. “아하 그렇구나~”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요. 근데 솔직히 안 괜찮거든요.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해 버리니까, 그 다음부터는 제가 제 감정을 스스로 배신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게 또 저를 지치게 해요.

 

그리고 밤이 되면요, 그 모든 게 되감기처럼 돌아요. 그날 그 장면, 그 표정, 그 말투… 제가 했던 말까지 다 떠올라요. “왜 그때 그렇게 말했지?” “그 말에 왜 웃었지?” “그냥 한 번 짚고 넘어갈 걸.” 이런 후회들이 막 꼬리를 물어요. 그러다가 새벽 두 시, 세 시가 되고, 그제야 “아무튼 내일은 괜찮겠지” 하고 억지로 눈을 감아요. 근데 눈을 감아도 뇌가 조용해지지를 않아요. 제 마음이 계속 시끄러워요. 그래서 결국 잠이 안 와요. 자다가도 깨고요.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또 하루를 버티고, 또 밤에 무너지고… 이게 반복돼요.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어요. “내가 이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가?” “내가 기대가 너무 큰가?” 근데 기대가 큰 게 죄는 아니잖아요. 친구니까 기대하는 거고, 친구니까 실망하는 거고, 친구니까 마음이 더 흔들리는 건데… 그걸 또 제가 스스로 탓하게 돼요. 그게 제일 속상해요. 저는 그냥 편하게 지내고 싶었어요. 서로 존중하면서, 서로 부담 주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 기대고 웃는 그런 친구였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그 친구가 무슨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제가 뭔가 대단한 피해를 본 것도 아닌데요. 오히려 그래서 더 힘든 것 같아요. “이 정도로 힘들어하는 내가 이상한가?” “그냥 내가 참으면 되나?” 이렇게 가치 판단을 계속 하게 되니까요. 근데 참는 게 쌓이면 결국 저는 터질 것 같고, 터지기 전에 이미 제 몸이 먼저 반응해 버리는 것 같아요. 잠으로요. 불면으로요. 몸이 저한테 말하는 것 같아요. “이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야.”라고요.

 

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한 번 솔직하게 말해볼까 싶다가도, 그 뒤에 생길 어색함이 무섭고요. 거리 두자니 또 제가 너무 차갑고 못된 사람 되는 것 같고요. 근데 이렇게 계속 끌고 가기엔 제가 너무 지쳐요. 제가 잃는 게 너무 많아요. 제 마음도, 제 밤도요. 요즘은 진짜 “편하게 지내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소원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말로 꺼내고 싶었어요. 누군가한테 그냥 “나 요즘 친구 때문에 너무 힘들어. 잠도 못 자.”라고 말하고, “그래, 그럴 수 있지.” 한마디만 들어도 숨이 좀 트일 것 같아서요. 저는 지금 딱 그 상태예요. 누가 해결책을 주기보다, 그냥 제 마음이 이렇게 복잡하고 아프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듣고 싶고요. 그리고… 솔직히는, 이 관계가 저를 더 아프게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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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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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1,912채택률 4%
    얼마나 마음이 고단하고 힘드셨을까요. 적어주신 글에서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았던 서러움과 지친 기색이 고스란히 느껴져 저도 마음이 참 먹먹합니다.
    ​결코 님이 예민하거나 이상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상대방을 많이 아끼고 배려했기 때문에, 그 소중한 마음이 다칠까 봐 혼자서만 아파하며 밤을 지새우신 거예요. "내가 참으면 되겠지"라는 착한 마음이 스스로를 배신하는 느낌을 줄 때, 그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몸이 잠을 거부하며 "이건 아니야"라고 신호를 보내는 건, 이제는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봐달라는 간절한 외침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억지로 관계를 해결하려 애쓰지 마세요. 그 친구를 미워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동시에 상처받은 본인의 감정을 정당화해주셔도 됩니다. 님은 충분히 잘해오셨고, 지금 느끼는 그 답답함은 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건강한 욕구에서 비롯된 거예요.
    ​오늘 밤만큼은 "그럴 수 있지, 내가 참 힘들었지"라고 스스로를 가만히 다독여주세요. 비워내야 채울 수 있듯, 님의 밤이 조금 더 고요해질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 익명1
    작은 일이라도 정리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