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명언 감사합니다
우리는 자존감을 남들 앞에서 당당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자신감 있게 말하고 어떤 일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누군가가 자신을 평가할 때도 웃어 넘길 수 있는 태도처럼요.
그래서 자존감은 흔해 '강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의미로 설명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저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제 하루를 돌아보면
당당함보다는 망설이고 주저하는 순간이 훨씬 더 많은 것 같거든요.
나보다 잘난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며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한 마디에 쉽게 상처받기도 하고요.
괜찮은 척 웃어보이지만 밤잠 이루지 못하는 날도 있지요.
그럴 때면 저는 자존감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이런 순간에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흔들리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강하고 단단한 마음일까?
그것보다는 나 스스로를 끝까지 외면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저는 자존감이 그저 강하고 단단한 마음이 아니라
내 안에서 나를 끝까지 지탱해주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저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아니라
흔들리더라도 그 안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원더(wonder)는 R.J. 팔라시오의 소설 <아름다운 아이>를 원작으로
2017년에 개봉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어기(어거스트)는 선천적 안면 기형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지금까지 총 27번의 수술을 받았고
얼굴에 흉터가 남아 외출할 때는 우주비행사 헬맷을 착용합니다.
어기는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가족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지냈지만
10살이 되던 해 부모님의 권유로 일반 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가족의 품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딘 어기는
자신을 향한 편견과 따가운 시선 속에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만
자신의 진가를 알아본 친구들을 만나면서 점차 학교 생활에 적응해나갑니다.
영화 <원더>는 어기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어기의 누나 비아(올리비아)와 부모님, 그리고 주변 친구들의 상처와 성장의 시간을 보여주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은 제가 정말 아끼는 영화 <원더>에 나오는 자존감에 대한 말들을 소개해드릴게요.
"If they stare, let them stare.
You can't blind in when you were born to stand out"
- 애들이 쳐다보면 그냥 그러려니 해
네가 돋보이게 태어나서 섞이기 힘든거니까.
처음으로 가족 품을 떠나는 어기는
낯선 세상과 자신을 본 사람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두려워합니다.
두려워하는 동생을 보며 누나 비아는
세상은 따뜻하고 친절한 곳이라는 희망적인 말이나 용기를 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상이 어기를 불편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지요.
대신에 세상이 바뀌어도 우리가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다르게 보이지 않도록 애쓰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이는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요.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생각보다 날카롭습니다.
내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불안해 하거나 숨기고 싶어 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섞이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비아는 동생에게 세상의 시선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대신에 어기가 사람들과 섞이기 어려운 이유는
어기가 부족하거나 모자라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특별한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대사는 자존감에 대해서 정확하게 보여주는 문장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더라도
결국에는 무너지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 바로 자존감이 아닐까요?
'난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달라. 하지만 그게 이상한 건 아니야.'
이 말 한마디를 마음에 새긴다면 불안해 할 일도, 숨을 일도 없겠지요.
자존감은 모두에게 사랑 받는 능력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해 받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을 숨기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Not everything in the world is about you"
세상 모든 것이 너와 관련된 것은 아니야
학교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어기는
사람들의 반응 하나하나가 다 자신의 탓인 것처럼 말합니다.
누군가가 웃는 것도 자신이 우스꽝스럽기 때문이라고 하고
반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것도 자신이 문제인 것처럼 말하지요.
침울한 어기를 보며 비아는 세상 모든 일이 자신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줍니다.
마음이 힘들 때, 세상의 모든 시선이 나를 향한 것 같고
모든 반응이 나에 대한 평가처럼 느껴지는 기분은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해보셨을겁니다.
이 장면에서 비아가 한 말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지요.
모든 일이 나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상 일이 나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그렇기에 모든 일이 언제나 나의 책임인 것도 아닙니다.
자존감이 흔들릴 때 우리는 '나 때문에' 라는 말로 모든 것을 떠안아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지치고 상처받지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나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말은
모든 상황에 나를 대입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감정에 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지요.
책임감을 갖는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훌륭한 일이고요.
하지만 불필요한 책임감은 오히려 나의 자존감을 해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에서 나를 떼어내는 것.
그렇게 여백을 두면 결국에는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만 남지 않을까요?
세상이 늘 나를 중심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이미 그 안에서 충분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We all have marks on our face.
This is the map that shows us where we're going and this is the map that shows us where you've been.
And it's never, ever ugly"
누구나 얼굴에 흔적이 있어.
마음은 우리가 갈 길을 보여주는 지도이고 얼굴은 우리가 지나온 길을 보여주는 지도야.
절대로 흉한 게 아니야.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어느 날 어기는 엄마 이사벨 앞에서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냐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그런 아들을 본 이사벨은 자신의 얼굴에 있는 주름살 하나하나를 짚으면서 말합니다.
"이건 네 첫 수술 때 생긴거고, 이건 마지막 수술 때 생긴거야.
얼굴은 이미 지나온 길을 보여주는 지도야. 절대 흉한게 아니야."
이사벨은 "괜찮아, 넌 잘 할 수 있어" 와 같은 위로를 하는 대신에
어기와 눈을 맞추며 자신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말하죠.
-너만 그런 것이 아니야.
누구나 얼굴에 흔적이 있어-
누구나 후회되는 시간, 지우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것이 얼굴에 남은 주름이든 마음에 남은 상처든요.
그것만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꾸만 과거의 나를 지우려고 하지요.
하지만 이사벨은 얼굴에 남은 흔적은 지워야 할 결함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의 기록이자 살아남은 기록이라고요.
자존감이란 내가 지나온 시간에 대한 흔적을 어떻게 대하는지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기 싫다고 지워버리고 낡았다고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을 통해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인정하고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그것이 진짜 자존감이 아닐까요?
"Who do I aspire to be? That's the question we should be asking ourselves."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가?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수업 시간에 브라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Precepts(규칙, 원칙, 계율)"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합니다.
이 단어는 단순한 규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좌우명이나 명언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알려주며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항상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나는 왜 이것 밖에 안될까 하고 스스로를 비난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라는 브라운 선생님의 말은
자존감이 외적인 형대나 성취가 아닌,
가치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존감을 '강함'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래서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더 잘하려고 애쓰고 단단해지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면
결론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질문에는 어떠한 비교도, 조건도, 전제도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오늘 내가 조금 부족했더라도 내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놓치지 않는다면
스스로 깎아내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자존감이란 성과나 성취로 얻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존감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Maybe if we knew what other people were thinking, we'd know that no one's ordinary.
And we deserve a standing ovation once in our liver."
- 우리가 서로의 생각을 알게 된다면 깨닫게 될거다.
평범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리고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은 박수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가족들과 친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어기는 결국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드디어 졸업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졸업식에서 어기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최고의 학생상을 받게 되지요.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어기는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특별하고,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은 박수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요.
우리는 남들 앞에서 인정받는 순간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상을 받거나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었을 때 비로소 박수를 받은 자격이 생긴다고 믿지요.
그래서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나는 아직 부족하고 증명되지 않은 사람처럼 생각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기가 졸업식에서 받은 박수는
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박수를 받지 못했던 시간에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남에게는 관대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 인색할 때가 많습니다.
친구가 힘든 하루를 버틴 것에는 대단하다고 위로하면서도
나 스스로에게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할 때도 많지요.
더 열심히, 더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버텨낸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할 때 자존감은 올라가지 않을까요?
남들이 보기엔 평범해 보여도 나만이 아는 노력과 버팀의 시간이 있다면
그 삶은 이미 충분히 특별하니까요.
자존감이란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잘 왔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마음이 바로 자존감인 것 같습니다.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보면 어떨까요?
아무도 보지 못했고 아무도 알지 못하더라도
내가 지나온 마음과 노력을 나만은 알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