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못차리는 남편때문에 힘들어요.

오늘은...정말 창피하고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않은 제 고민을 말해보려고 합니다.

 

제 남편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고민이 많네요.

 

남편은 어릴적 가정환경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사랑도 못받고 자라고 그 흔한 과자 한번 먹어보지 못했대요.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장난감,신발,옷 아무것도 없었어요.

누가 신고 버린 신발, 옷을 입고 자랐습니다.

 

다른애들은 부모님이 피자도 시켜주고 짜장면도 시켜주는데 남편네 집은 가난하기도 했고, 남들이 먹다 남은 짜장면과 군만두를 먹고 살아왔다고 합니다.

피자도 고등학교때 친구집에서 처음 먹어봤다고 하네요.

부모님이랑 왕래도 거의없었던 남편은.. 그렇게 친척어르신들 밑에서 눈치보며 혼자 살아와야했어요..

그렇게 자란 탓에 제대로 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돈을 모으는 방법도 몰랐고 모아둔 돈도 없었어요.

 

 

저도 물론 어릴적에는 돈모으는 법도 모르고 힘들었지만, 옆에서 지지해주고 도와주시는 부모님덕에 이제라도 정신차리며 살고있습니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남편은 이곳저곳 공장도 다녀보고,

서비스직도 해보고, 노가다도 해보고 안해본 직업이 없을정도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젊을때부터 누구 하나 도움없이 혼자 원룸을 구하고,

스스로 장을 보고, 혼자 요리를 하고, 그렇게 살아왔어요.

혼자 요리하며 살았던 습관이 있어서 지금 남편이 요리를 잘하는거고요.

 

남편은 그당시 군대도 스스로 알아보고 입대하고, 누구하나 친척들조차 군대 면회와주는 사람 없이 군생활도 마쳤습니다.

막상 군대 전역하니 갈 곳이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군대 전역하고 나왔는데 남들은 다 부모님이 와주셔서

“ 고생했어~ 힘들었지? ”

위로 해주는데... 남편은 아무도 와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장 살 집을 구해야했고 잘 곳이 없었던 남편은..

모아둔 돈도 없었고, 친척들이 면회도 안왔는데 어찌 연락을 해야할지 또 눈치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은 친구한테 연락해서 방구하기 전까지 거기서 좀 머물러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했대요.

그래서 친구집에서 생활했는데,

남편의 덜렁거리는 성격(보일러 안끄기, 에어컨 안끄기, 불 안끄기)때문에.. 친구집에서도 쫒겨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어느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그 회사에서는 월급을 일한 달 다음달 말일에 주는 방식이였다고 해요.

당장 먹고살 돈이 없었던 남편은 그렇게 가불을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엔 10만원 가불, 그 다음은 100만원, 그 다음은 200만원..

점점 쌓여가고 그 빚은 감당할수 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스스로 어릴적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건지 남편은  충동적으로 사고싶은걸 사고, 먹고싶은걸 먹더라고요.

못입어봤던 옷, 못가져봤던 핸드폰, 남들 다 먹었던 음식들..

정신이 이상해졌나 싶을정도로 돈이 손에들어오면 주체를 못하고 써버렸어요.

돈을 모아서 부자되긴 커녕, 가불받아서 다 쓰고 다녔더라구요.

저한테 연애시절 썼던 돈은 다 가불받아서 쓴거였더라구요...

저는 그걸 전혀 알지못한 상태에서 결혼을 했구요....

나중에 남편이 실토해서 알게되었답니다.

 

 

처음엔 남편이 자기가 돈이 많이없는데 괜찮겠냐고해서

돈은 있다가도 없는거고 제가 더 많이 벌면되니까 라는 생각을 했고,

돈이야 결혼해서 악착같이 모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해서 결혼을 했는데... 이정도로 심각한 빚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래도 남편을 사랑하니까... 불쌍하니까 ..

 

내가 남편을 고쳐보자.

부모님 없이 컸는데 그래도 혼자 힘들었을텐데

내가 옆에서 도와주자.

내가 남편 옆에서 엄마처럼 챙겨주자.

 

이렇게 생각하고 다짐하고 남편한테 잔소리도 많이하고

남편이 돈 함부로 쓸때마다 화를 심하게 냈어요.

화낼때마다 남편도 스트레스는 받았지만 점점 고쳐가는게 눈에 보이긴 했죠.

회사에 가불도 어마어마했는데 1년반동안 거의 다 갚았습니다.

그래서 더 포기안하고 남편옆에서 다시 정신차리고 살아보자, 오빠 옆에는 내가 있잖아 하면서 격려도 해줬습니다.

 

 

근데 2년전 , 남편에게 카드사 직원이 신용카드를 만들어줬더라구요.

남편은 신용등급 낮아서 신용카드 발급이 안되거든요?

근데 카드사 직원이 자기 실적때문에 어떻게 강제로 만들게해줬나봐요.

분명 돈 또 흥청망청 쓸거 뻔하니 그냥 해지하라고 했죠.

근데 해지를 안하고 자기도 여태 너무 숨막혔다면서 이제 좀 편하게 살고싶다네요?

말려도 소용이 없더라구요. 고집이 엄청 세거든요....

 

 

결국, 그 신용카드로 인해 남편은 빚이 더 생겼습니다.

회사 가불 깐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카드 빚이 생겼어요.

카드 빚 그거 아시죠.. 리볼빙하면 이자 엄청 센거요.

갚을돈이 없으니 계속 리볼빙을 했고, 현금서비스 받아서 돌려막기 했어요... 그러다 보니 빚은 눈덩이처럼 커져갔죠.

 

 

친구한테 하소연하니 친구가 신용회복 서비스가 있다면서 거기 가보라고 하네요.

이자없이 원금만 갚아도 되는 서비스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남편을 설득해서 신용회복서비스를 하게 했어요.

처음에는 쪽팔린다고 하기싫다네요.. 그러다 본인도 심각한걸 알았는지 군말없이 하더라구요..

지금 갚아나가고 있는 사진입니다.

 

정신을 못차리는 남편때문에 힘들어요.

돈관리를 제가 다 해서, 남편 월급 들어오면 제가 그걸 다 받고 관리해주고 있어요.

 

 

그런데도 남편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요....

본인이 돈관리를 안해봐서 그런건지 아직도 돈을 함부로 쓰고싶어하네요.

지금 빚 갚고있는데다 형편이 어려우면 아껴쓸줄도 알아야하는데... 물론 의식주 해결은 해야하지만, 맨날 맨날 외식하고 싶어하고 여행가고싶어하고 물건도 계속 새로사고 싶어해요.

물론 저도 소비할때 과소비가 심하긴하지만,

저는 스스로 아 이번달은 지출 오바했다 그만 써야겠다 싶으면 진짜 아껴쓰고 다음달에 소비하는 편인데..

남편은 당장 기분만 생각하고 빚갚을 생각이 없는거같아요.

 

 

얼른 빚도 까고 돈열심히 모아서 아이도 낳고싶은데..

이런 상황에서 아이낳으면 아이가 불행한거잖아요.

근데 남편은 저더러 아이낳고싶다고 아이 생기면 정신 더 차려볼게. 라고 하네요....

옛날에 망나니였는데 지금 그래도 너 만나고 아껴쓰는거 안보이냐고 여기서 어떻게 더 아껴쓰냐고..

그럼 나 먹고싶은거 사고싶은거 다 안하고 사녜요.

저는 기가 막힙니다.

부모님은 애초에 결혼을 반대하셨는데 제가 무작정 결혼한거거든요.

그래서 부모님은 자기말 안들어서 너가 이렇게 힘든거라고,

저보고 애없을때 이혼하라고 하시네요.

나중에 애라도 생기면 어쩔거냐면서요.

 

 

저는 한줄기의 희망이라도 가지며 남편의 소비습관과 마인드를 바꾸고 행복하게살고싶은데...

자꾸 제가 생각하는거랑 남편이 다르게 행동하니..

너무 스트레스받고 힘들고 조울증까지 생긴거같아요.

후회되기도 하고, 이런문제 때문에 저는 궁핍하게 안살아도 되는데.. 남편때문에 돈도 더 아끼게되고....

제가 사고싶은거 포기하면서까지 남편 빚까는걸 도와주네요.

 

이건 제 카드값입니다.

 

정신을 못차리는 남편때문에 힘들어요.

아껴쓴다고 하는데 남편의 생활비까지 포함해서 저정도네요. 

지역화폐는 남편과 저 각각 50만원씩 충전했고요.

 

정신을 못차리는 남편때문에 힘들어요.

 

체크카드도 30만원 이상은 썼어요.

아이도 없는데 저희는 한달에 400만원 가까이를 써요.

적금 들어갈것도 많아서 쪼달리는데 

남편의 과소비는 고쳐질 생각을 안해요.

 

하루종일 답답하고 일하면 뭐하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데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보니 일하기도 싫고 저도 다 포기하고 싶어져요.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대로 계속 살면 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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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만보
    맞벌이부부이신가요? 글을보니 답답하긴합니다 아이도없으신데 400정도쓰시는거면  아이낳으면 누가키우고 돈은 어찌하실껀가요? 제생각에는 아이가없는게 천만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남편을 사랑하시나요? 결혼과 육아 생활은 사랑하나만 가지고 될일이 아니예요 나이가어떻게 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더 깊게 깨닫게 되겠죠. 아이낳는순간 돈은 더많이 들어가고 시간이 흘러 싸움은 더 늘어가게됩니다 보통 부부들이 그래요. 이성적으로 잘생각하세요 본인의결정하나에 앞날이  달라집니다. 남편은 고치고싶은 마음이 없어보이고 결단을 망설이는순간 본인선택이 됩니다.  계속 지지리궁상맞게 남편 뒤치닥거리나 하며 살지 결단이 필요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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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네 맞벌이부부입니다. 저도 답답한 마음에 글 올려봤어요. 제 나이에 지금 출산하면 노산이고, 
      아이를 낳고싶어도 도저히 낳을수가없는 상황이지요. 남편은 왜 고칠생각을 안하는지 모르겠네요.
      돈못쓰면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건지.. 남편을 사랑하니 이런거 감수하고 살고는 있지만..
      저도 솔직히 이제 많이 지칩니다.. 아이낳으면 진짜 돈이 여기저기 빠져나가는거 알고있는데..
      지금도이러는데 나중엔 어떨까요. 저도 예상은 하고있어요. 
      댓글보고도 생각이 많아지네요.. 고민을 좀 많이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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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소리
    두분이서 400이면 많이 쓰시긴 하네요ㅠㅠ
    저축 많이 하신다 했던거 같은데...
    소비를 과감하게 줄일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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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저축도 많이하는데..소비도많이합니다...
      저축한걸로 깨서 돌려막기한적도 많네요.
      이래서 제가 요새 우울한가봐요~ 카드를 잘라야되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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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z
    선생님...
    부부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나아지는 거지 한쪽만 견디는 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글만 읽으면 다우니님이 일방적으로 참고 있는 걸로 보여요.
    물론 남편분도 쓰고 싶은데 참을 때가 있겠지요.
    현실적인 문제(금전)가 있으면 개선할 마음이나 생각을 바꿔야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돈을 쓰고 싶어하는 남편. 그리고 옆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나.
    
    문제는 다우니님이 '남편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남편 때문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이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어느정도 참고 계시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까요? 계속 남편분이 소비하는 걸 관리할 건가요? 임신한다고 치면 몸관리하기도 바쁘실텐데...아이를 낳으면? 대부분의 가치관은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형성되는데 아버지를 보고 과소비습관을 배우진 않을까요?
    부부라도 이혼하면 남이고 인생은 어디까지나 나를 위해 사는 겁니다. 남편분으로 인해 생긴 문제인데 계속 자기 (소비)가치관을 주장한다면 그건 어불성설이지요.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답이 없고 인지했고 아내가 조언했는데도 고칠 생각이 없다면 더 답이 없습니다. 본인으로 인해 주변인이 고통받는데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본인만 즐거우면 단가요? 그럴거면 결혼은 왜 했죠? 남편분께 현상황, 그로 인해 생긴 우울감을 말하고 소비습관을 유지할 건지 물어보세요.
    대화를 해도 그대로라면 저는 부모님 말씀대로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혼이 별건가요...별거는 맞지만 이혼은 순간이고 결혼은 평생입니다.
    인생에 답은 없고 무엇을 선택하든 자기책임이고요.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가정해보세요. 이대로 살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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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그러게요..댓글 읽고 많은생각이 드네요..
      제가 일방적으로 참고있어서 사실 억울한거같기도해요..
      왜이렇게까지 살아야하나싶기도하고
      제가 이렇게 노력하면 좀 빚갚을때까지만이라도 따라주면 어디덧나나 이생각도 들어요.
      후회도 사실 하고있고 이별한다는게 슬프니까 참고는 있는데....
      제가 언제까지 참을수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말해봤죠.. 사실 이런문제떄문에 우울하고 힘들다고
      나랑 계속해서 살고싶으면 소비습관좀 고쳐달라했죠.
      그랬더니 이정도면 많이고친거 아니냐고하는데... 
      이게 제 욕심일까요? 저는 단돈 천원이라도 아껴썼음 좋겠는데 ㅎㅎ
      아무튼.. 잘 생각해볼게요.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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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호현
    사람이 바뀔 의지가 스스로에게 강력하게 있으며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면 충분히 바뀔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전혀 그런 모습조차 볼 수 없네요.
    아무리 아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본인이 환골탈태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바꾸는 모습이 나와야 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전혀 그럴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밑빠진 독에 물 그만 부으시고 본인의 행복을 위해
    갈라서시길 바랍니다.
    
    사람 바꾸는건 타인이 절대로 바꿀수가 없습니다.
    본인의 꾸준한 의지와 실천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다우니향기
      작성자
      조언 감사합니다. 얘기한다해도 들어먹지를 않네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네요.
      아직까지도 생각이 많습니다.
      갈라서는게 쉬운일이 아니기에.. 더 걱정이많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면 좀 따라와줬으면 좋겠는데
      따라와주다가도 내가 어디까지 아껴써야하냐고 하고..
      저는 너무힘드네요. 
      여태 그리살아왔으니 아껴쓰는게 어렵겠지만
      그래도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는데..
      왜 안고치는건지 알고싶습니다 ㅎㅎ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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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수
    본인의 선택으로 본인이 책임을 져야하지만 곁에서 보고 계시는 부모님은 무슨죄입니까 결론은 아는것이고 결단력이 부족하십니다 사랑 참 좋치요 사랑땜에 평생을 허덕이며 사시렵니까 본인의 의지력이 약하시다면 다른것 없습니다 누구의 조언도 필요 없습니다 나를 제일 아껴주고 사랑하는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세요 누구보다도더 걱정속에 사시는분이 부모님이십니다 매일 매일을 노심초사 하시 며 사실것입니다 부모님의 대답이 어떻게 나오실지는 저는모르겠습니다만 부모님의 말씀에 절대 순종하는것이 귀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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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그러게요..제가 결단력이 부족한가봐요. 
      쉽게 끊어낼수가 없는 관계기때문에 더 망설여지는가봅니다
      이럴줄알았음 시작도 하지말았어야했나봐요.
      한수님의 말씀이 맞는말씀인걸 압니다. 
      저도 꼭 좋은 선택하여 앞으로 잘 살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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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ayne
    사람이 바뀔 의지가 스스로에게 강력하게 있으며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면 충분히 바뀔수가 있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다우니향기
      작성자
      네 바뀔의지가 별로 없어보입니다.
      그래서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