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사람에게 대응하지 못하고 부당한 요구에도 거절하면 죄책감을 느껴요.

제 대인관계 고민은요.. 

선을 넘거나 저에 대한 무례한 표현을 하는 사람에게

대응하지 못하고 

부당한 부탁이 분명한데도 거절하지 못하는 거에요. 

 

학창시절, 외모와 말투 때문에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어요.

그리고 그 첫인상은 굉장히 고쳐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좌절과 함께 자주 경험했지요. 

그러다보니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은 바람'이 컸고 

최대한 타인에게 싫은 소리, 기분 상할 것 같은 표현은 하지 않으려 하다보니 

어느새 그것이 저를 얽매고 상처를 내는 것으로 되돌아오고 있더라구요. 

 

# 내가 어떻게 한들 상대는 변덕스럽고 아무 근거도 없는 자신의 선호와 기분에 따라 나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는 것 

 

# 여러번 친절하게 하다가 어떤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요청을 들어주지 못하면 이전의 공은 금세 무너지고 잊혀진다는 것 

 

# 나의 호의로 베푼 것임에도 그것이 반복되면 상대는 그것을 자신의 당연한 권리로 여긴다는 것 

 

 

이렇게 경험했던 것을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이기적이고 변덕스러운 사람의 본성을 기억하면서 

그런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자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자고, 정말 의미없는 일이라고 반복해서 결심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오늘도 막상
너무나 당연한 자기 의무를 제게 떠넘기는 선배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어요.
지나고 나서야
이렇게 표현하면 기분이 상하거나 긴장감을 형성하지 않으면서 내 마음도 어느 정도는 전달했을텐데.. 하고 후회할 때가 대부분이죠.

 

 

여러번 관계 안에서 상처받고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많이 지치다보니 

어느 순간, 모든 관계를 피하고 싶고 

끝없는 소모전을 하는 듯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한동안 모든 관계를 놓아버린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나고보니 관계 안에서 상처입고 힘들어했을 때보다

더 어둡고 우울하게 지냈더라구요. 

빛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그때 정말 깊게 깨달았어요. 

'혼자, 스스로'는 때로 필요하지만, 

'홀로'는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은 

유연하지 못하고 유머가 없는 제 소통의 한계를 안고 

그래도 '관계 안에 머물기'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큰 어려움을 준 근본 원인제공자는 

바로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중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이 되겠다는 불가능한 바람을 가졌기에 

제 자신이 상처받도록, 휘둘리도록 두었기 때문이죠.

 

범죄자에게 친절하면 안되고, 

나를 때리는 사람에게 관대할 필요는 없는데 

큰 오류 속에 있었구나.. 하면서 

조금씩 내가 친절하지 않고, 관대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를 

용기있게 직면해 보려 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정리하다보니 

관계에 제가 많은 에너지를 쏟고 

또 관계에 갈망이 큰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라는 것도 생각하게 되네요. 

 

나를 지키는 용기를 낼 수 있기를,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게 모두 행복한 관계로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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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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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겁게살자
    상담교사
    본인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하시는 멋진 분이신거 같아요.
    사람은 거의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많이 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좀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습은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해요.
    지금은 쉽지 않은 상황속에 있지만
    고민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자세에서 분명 이 난관을 헤쳐나가시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bonara님의 진가를 알아보시는 좋은 
    분들을 만나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화이팅해봐요
    • 프로필 이미지
      Bonara
      작성자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잠만보는귀여워
    상담교사
    너무 좋은 말씀을 해 주셨네요
    자 우리가 대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그 중간에 누가 있어야 할까요 바로 나입니다!!
    내가 없는데 주위 사람들과 어떻게 잘 지내고 내가 불행한데 남한테 어떻게 행복을 전달 해 줄 수 있을까요 절대 불가능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 감이 있어서 내가 먼저 나를 챙겨야 됩니다
    나 스스로 챙기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챙기겠어요
    작성자분의 얘기를 들었을 때 이상향을 가진다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지만 한때 그 이상향이 작성자분에게 한때 스스로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으로 판단되네요
    하지만 지금은 그 위험성을 잘 인지하고 앞으로 작성자님 스스로를 생각하는 모습이 잘 보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가지시고 적절한 관계 안에서 대인 관계를 형성 하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기억하세요 작성자 분이 방금 느끼신!! 내가 가장 관계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