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깊은 바닷속에서 길을 잃었던 듯한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찬란한 햇살 아래로 걸어 나오신 용기와 진심이 느껴집니다. 오랜 세월 직장인으로 살아오셨던 삶의 전부를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셨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좌절감과 시모의 병세가 불러온 자괴감이 다시 심연 속으로 이끌었음을 헤아립니다. 하지만 그 암흑 속에서 발견한 차가운 햇볕의 따뜻함이 기적처럼 삶을 붙잡아주었군요. 햇볕 아래 단 10분이라도 앉아있고, 걷기를 시작하며 몸의 움직임으로 마음의 병을 스스로 치유하신 과정에 깊은 존경심을 느낍니다. 이제야 비로소 아무 일 없는 하루와 지금의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얻으신 듯하여 가슴 뭉클합니다. 육체의 건강함이 곧 마음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귀한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햇볕 샤워의 치유력이 지금 힘든 분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익명도 가능해요. 자세하게 고민을 털어 놓을수록 더 개운해지실 거예요.
언제 어디서 왜 시작됐는지 기억조차 없다
나를 잠식했던 우울한 감정들은
깊은 심연으로 나를 잡아당겼고,
스스로의 자괴감은 삶의 의욕조차 없게 만들었다...
26년간의 직장생활은 나의 전부였다
잠을 자지 않아도 힘들지 않았고,
큰아이가 사고를 쳐도 대수롭지 않았다..
내가 열심히 살아야 부모로써 인정받고, 아이들도 바르게 자랄거라는 신념아닌 신념을 갖고 있었다.
내게 부와명예를 안겨준 일들에 메달리다
결국 번아웃으로 쓰러지면서 모든걸 미련없이 다 버렸다...
처음엔 오히려 새로운 세상이 좋았다..
하고 싶었던 중국철학공부도, 유럽 역사공부도 모두 재밋었다
눈을 뜨면 처음하는 요리수업도 하나하나 신기하고 맛을 느끼는 그자체가 행복했다.
또한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한 공부도 나를 얼마나 행복과 즐거움으로 가득차게 했는지...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흐른뒤
유기견과 독거노인을 위한 사회적기업의 창업이 좌절되면서 나는 빛을 잃었고,
치매로 인한 시모의 집요한 의심에
나 스스로 자괴감을 갖으면서 우울증이 시작됐다..
잠을 잘 수 없는 날은 호르몬제와 수면제를 동시에 복용했고,
아침인지 며칠이 지났는지 온몸은 깊게 바다속으로 가라앉고 있고,
아파트 아래를 보면서 죽음을 매일 되내이기도 했다.
어느날도 병원상담을 받으러 가는 차안에서
차가운 햇볕이 너무 좋았다.
날은 추운데 한강도 꽁꽁 얼었는데 반짝이던 얼음이 찬란하고 눈부셨다.
그렇게 알수없는 감동으로 펑펑 울던날
처음으로 벤치에서 10분간 앉아있었다
다음날은 좀더 길게...
그리고 다음날은 걷기도 하고......
그렇게 걷기 시작했다..
한여름 뙤약볕에도
한겨울 칼날같은 맹추위에도 걸었다... 그렇게 무작정 걸으면서 나는 서서히 치유가 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미련없다고는 했지만 오랜 직장생활에 대한 그리움과,
좋은사람으로 살아야한다는 스스로의 강박에
좌절감을 자괴감으로 느꼈던게 아닐까싶다.
지금도 누군가 우울하다 하면 이렇게 말한다.
햇볕을 쬐라!
힘들면 앉아서 햇볕을 쬐라!
그러다 힘이 나면 걸어라... 10분도 좋다
햇볕으로 샤워를 하다보면 그 기운에 피가 돌고, 사람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러면 마음도 단단해짐을 느낄 수 있다.
길고 지루했던 시간이였지만 그러기에
지금의 아무일 없는 하루가, 일상이 소중하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어떠리 오늘 지금의 내가 가장 소중한데..
결국 마음의 병은 육체의 건강함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걸 모두에게 말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