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저편의 겨울 2- 한강 (새벽에 누가 나에게 말했다)

 

거울 저편의 겨울 2- 한강


새벽에
누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인생에는 어떤 의미도 없어 남은 건 빛을 던지는 것뿐이야
나쁜 꿈에서 깨어나면
또 한 겹 나쁜 꿈이 기다리던 시절
어떤 꿈은 양심처럼
무슨 숙제처럼 명치 끝에 걸려 있었다

 

빛을
던진다면
빛은
공 같은 걸까
어디로 팔을 뻗어 어떻게 던질까
얼마나 멀게, 또는 가깝게
숙제를 풀지 못하고 몇 해가 갔다
때로
두 손으로 간신히 그러쥐어 모은 빛의 공을 들여다보았다

 

그건 따뜻했는지도 모르지만

차갑지만

투명했을지도 모르지만

 

손가락사이로 흘러 내리거나

하얗게 증발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나는 

겨울 저편의 정오로 문득 들어와

거울 밖 검푸른 자정을 기억하듯

그꿈을 기억한다.

 

 

 

거울 저편의 겨울 2- 한강 (새벽에 누가 나에게 말했다)

 

 

차다찬 겨울이 주는 

뜨꺼운 아침은 

내인생의 공이 아닐까~

 

오늘 다시 움켜 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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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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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움
    이 글은 한강 작가의 깊은 통찰과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네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빛을 던지는 그 순간들이, 차갑고 투명할지라도 
    우리의 마음 속에서 따뜻함과 희망을 전해주는 것 같아요.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움켜쥐는 그 힘이, 
    우리 각자의 인생에서도 작은 빛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그 꿈과 빛을 기억하며 힘차게 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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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 luck
      작성자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움켜쥐는 그 힘이, 
      우리 각자의 인생에서도 작은 빛이 되어주는 것 같다는 말씀에 
      공감이네요~~
      인생 많이 살지는 않아도, 참 어려운거 같아요 
      오늘도 작은 빛을 기억하면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