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3
돌이켜보면, 엄마의 갱년기 시절은 참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감정의 기복, 예고 없이 찾아오는 눈물, 그리고 이유 모를 피곤함까지… 어린 나는 그 모든 것이 이해되지 않아 서운해하거나 피하기만 했다. 엄마가 속으로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을지를 알지 못한 채, 무심하게 지나쳐버린 것이다.
이제야 알겠다. 그때 엄마는 단순히 변덕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인생의 큰 변화를 홀로 견뎌내던 여인이었다는 것을.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라도 건넸다면 엄마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졌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 미안함은 지금도 마음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그때의 미안함이 지금의 나를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엄마의 마음을 더 헤아리고, 힘들어하는 이에게 먼저 다가가려 한다. 엄마의 갱년기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마음을 기억하며 앞으로는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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