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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상담사
답변수 623ㆍ채택률 2%ㆍ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마음이 너무 지치고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이런 질문들을 마주하니 얼마나 숨이 막히셨을지 감히 짐작해 봅니다. "왜 왔느냐", "어떤 도움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마치 "네 잘못을 네가 말해봐라" 혹은 "해결책을 내놓아라"라는 독촉처럼 들렸을 것 같아요. 지금 베어드님이 느끼는 분노와 허탈함은 상담이라는 과정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 내 고통이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외침으로 느껴집니다. 상담은 '자격'이 필요한 곳이 아닙니다 상담소는 모범생들이 상을 받으러 가는 곳도, 완벽한 사람들이 더 나아지기 위해 가는 곳도 아닙니다. 오히려 내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나도 내 마음이 왜 이런지 몰라서,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워서가는 곳입니다. *자해와 죽고 싶다는 생각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것은 베어드님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그만큼 감당하기 어렵다는 신호일 뿐입니다. 나쁜 짓을 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 너무 아파서 비명이 나오는 상태이기 때문에 상담이 필요한 것입니다. *부모님께 전달되는 부분에 대하여 상담사는 내담자의 안전이 위험할 때 보호자에게 알릴 법적·윤리적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베어드님께는 '나를 감시하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느껴져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겨워 죽겠다"는 그 마음이 상담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묻는 말에 "모르겠다", "그냥 다 지겹다", "상담받기 싫다"고 대답하셔도 괜찮습니다. 상담은 꼭 멋진 목표를 가지고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죽고 싶은 마음을 그냥 쏟아내는 것 *나를 몰아세우는 세상과 부모님에 대한 분노를 안전하게 표현하는 것 *상담사가 미워서 당신도 똑같아라고 화를 내는 것 조차 상담의 중요한 과정입니다. 지금 당장 상담을 계속할 에너지가 없다면 잠시 멈추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베어드님이 '자격이 없어서'는 아니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베어드님은 충분히 고통받고 있고, 그 고통은 어떤 이유로든 부정당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치민다면, 어떤 말이 가장 듣기 싫으신가요? 혹은 상담사에게 꼭 하고 싶었지만 참았던 말이 있으신가요? 이곳에서라도 그 지겨운 마음을 조금은 덜어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