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도 불안 장애에서 온다고 들었어요 무엇이 이렇게 불안하게 만드는걸까요
처음에는 단순히 스스로를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넘겼습니다. 주변에서도 정돈된 제 모습을 보며 부지런하다고 칭찬하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속의 기준은 점점 더 엄격해졌고, 이제는 제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물건이 아주 미세하게라도 어긋나 있으면 눈에 가시처럼 박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책상 위의 펜 각도, 리모컨의 위치, 심지어 수건의 끝자락이 맞지 않는 것조차 저를 심하게 불편하게 만듭니다. 한 번 눈에 들어오면 머릿속은 온통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고, 결국 완벽하게 수평과 수직이 맞을 때까지 몇 번이고 손을 대고 나서야 겨우 안도감이 찾아옵니다.
문제는 그 안도감이 아주 짧다는 것입니다. 돌아서면 '정말 제대로 맞췄나?' 하는 의구심이 들어 다시 확인하게 되고, 이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면서 일상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산더미 같은데도 고작 물건 위치를 맞추는 데에 아까운 시간을 쏟아붓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면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그만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정작 멈추려고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형용할 수 없는 불안감이 저를 덮칩니다. 마치 멈추는 것이 더 큰 재앙이라도 불러올 것처럼 느껴져 멈추는 게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 '강박'이라는 단단한 틀에 제가 갇혀버린 것만 같습니다. 정돈에 대한 집착이 저를 갉아먹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이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