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초기증상을 방치한 결과 고립과 무기력으로 무너진 제 이야기

처음에는 그냥 힘든 시기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겪는 우울감이라고 넘기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더 깊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멀어지고 혼자가 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제 일상은 서서히 무너져갔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분명한 우울증 초기증상이라고 생각해요 
이 글은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언제, 어떤 상황에서 처음 이상하다고 느끼셨나요? 
 
 
 
2011년 9월 초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였습니다 
점심시간에 늘 같이 밥을 먹던 친구들이 아무 말 없이 자리를 피하고 저를 남겨두고 가버린 날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교실에 들어가도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 않았고 쉬는 시간마다 혼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며칠 뒤에는 중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마저 연락을 피하고 뒤에서 제 이야기를 했다는걸 알게되면서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느낌과 아 나는 이제 친구가 한명도 남지 않았구나 생각했어요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 처음으로 이상하다고 느낀 시점이었어요 
 
 
 
 
2. 그때 실제로 어떤 증상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단순히 우울한 기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몸까지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아침마다 눈을 뜨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드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배는 고픈데 음식이 입에 들어가지 않았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는 날도 많아졌어요 
심장이 이유없이 빠르게 뛰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교실 문 앞에 서면 발이 떨어지지 않고 손이 떨려서 결국 화장실로 숨어버리는 날도 많아졌어요 
결석이 점점 늘어나면서 학교를 거의 나가지 않게 되었고 집에서는 하루종일 누워만 있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밤에는 생각이 멈추지 않아서 새 벽까지 잠들지 못했고 아침이 되어야 겨우 잠드는 생활이 반복되었어요 
 
 
 
 
3. 해당 질환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2년 초였습니다 
처음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제 모습이 너무 낯설게 느껴지더라구요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웃던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웃는 방법조차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그 날 이후로 왜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왜 계속 숨고 싶은걸까 생각이 들었고 
인터넷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에 대해 찾아보면서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죠 
사람을 피하고 싶어지고 스스로 계속 낮추는 생각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우울증일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4.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 이후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학교를 계속 안나가고 버틸수록 엄마는 이상함을 느끼시고 억지로 학교를 나가게 하셨어요 
저는 학교가 너무 가기 싫다고 가면 숨이 막혀온다고 그냥 검정고시 보면 안되냐고 울면서 말했지만 
저희 엄마께서는 제 심정을 하나도 헤아려주지 않고 무조건 학교는 가야한다고 강제로 가게 하셨어요 
이미 교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공포였던 상태에서 억지로 등교를 하려니 더 숨이 조여왔어요 
결국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와 가출을 하게 되었고 생활은 점점 더 피폐해졌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씻는 것조차 귀찮아서 며칠씩 방치하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학업은 완전히 놓아버리게 되었고 결국 학력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어요 
그 이후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고 해도 사람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 계속 남아있어서 어디에도 쉽게 적응할 수 없었어요 
지금까지도 친구라도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사람들과 가까워지는게 두려워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고 있지만 속으로는 늘 외롭고 공허한 상태입니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욕도 거의 없고 하루를 버티내는 시간이 저에겐 너무 벅차게만 느껴집니다 
 
 
 
 
5. 알게된 후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주변에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셨나요? 혹은 혼자 감당하셨나요? 
 
 
 
처음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견디려고 했습니다 
이미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은 상태였기에 누군가에게 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두려웠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면서 감정을 억누르고 버티는 방식으로 살아왔습니다 
가끔은 이대로 계속 살아도 괜찮은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완저히 나아졌다고는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라도 제 이야기를 정리해보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괜찮아졌다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사람을 믿는 것이 어렵고 아무 것도 하기싫은 날도 많습니다 
무너져갈 때마다 용기를 내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상처받았던 시간들에 갇혀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꺼내어 말할 수 있게된 것만으로도 조금은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우울증 초기증상이 의심되신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초반에 치료 잘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으시길 바라며 제 우울증 초기증상 때 겪었던 일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0
0
hub-link

지금 우울증을 주제로 4.2만명이 이야기 중

댓글 3
  • 익명1
    우울증이 흔해서 요즘은 감기 같다고 이야기 해여 약 복용 잘 하시면 호전 되실거예요
  • 익명2
    가족과 힘께하는게 가장 큰 도움이 될수 있어요
    그래도 가족이니까
  • 익명3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대가 따로 생기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