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1
어렸을때 힘든 시기를 겪으셨네요 예전의 아픔이 때로는 현재 인생을 살아가는데 약이 되기도 해요
스물다섯 살이에요. 강박 증상은 어릴 때부터 있었고, 지금은 많이 호전됐지만 과거엔 정말 심했어요.
문이 닫혔는데 안 닫힌 것 같아서 수십 번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고, 샤워할 때 같은 부분을 수십 번씩 씻어서 한 시간이 넘게 걸리고, 하루에 손을 수십 번씩 씻고, 수건 네다섯 개를 빨래통에 넣는 한 시간 동안 멘붕 상태였어요.
걸으면서 불안해서 발을 질질 끌고 갔던 길을 되돌아가고, 옷을 수십 번씩 털고, 시험 과목을 몇 번씩 확인하고. 안 겪어본 종류가 없을 정도예요.
가장 힘들었던 건 중학교 때였어요. 하루에 5분도 쉴 틈 없이 머릿속에서 강박사고가 계속 들었어요. 생고문이었죠.
그 고통을 가족에게 털어놓지 못하면서 거짓말과 변명이 습관이 됐고, 문제아 취급을 받게 됐어요.
왕따도 심해지고, 공부도 손을 놓게 됐고. 그러면서도 항상 쾌활하고 낙천적인 척, 웃고 떠들었어요.
얼마 전 친구들에게 강박증과 왕따를 고백했더니 다들 "너 엄청 쾌활한 줄만 알았어" 하더라고요. 즐거웠던 적 없었는데.
이제는 내 과거를 눈 가리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고 싶어요. 불행한 과거도 소중한 나의 일부라고 정립해가고 싶고요.
언젠가는 그 시절을 쓴웃음으로나마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우리 모두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