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고,
두 번째로 좋은 때는 지금이다. – 공자
몇 년 전, 은행에만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뭔가 미래를 위해 남길 수 있는 자산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지방에 있는 작은 땅에 투자한 적이 있었다. 처음 계약서를 쓰던 날에는 언젠가 개발이 되고 주변이 변하면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고, 나름대로 여러 자료도 찾아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기대했던 것처럼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가끔 현장에 가보면 몇 년 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고, 주변에서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사람, 다른 지역 부동산으로 수익을 냈다는 사람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괜히 계약서를 다시 꺼내 보기도 하고, 부동산 사이트에서 시세를 검색하면서 ‘괜히 이걸 산 건 아닐까’, ‘차라리 다른 곳에 투자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에 밤늦게까지 잠을 못 이룬 적도 있었다.
한 번은 직접 땅을 보러 갔는데,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있는 모습을 보고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눈앞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았고, 내가 너무 먼 미래만 보았던 거 같단 생각에 상심이 컸다. 그러던 중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잠시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절을 찾게 되었다. 조용한 곳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있던 중, 주지 스님께서 내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고, 두 번째로 좋은 때는 지금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을 곱씹을수록 이미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기보다 지금의 선택을 믿고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스님을 통해 공자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는 마음이 편해졌다. 땅도 나무를 키우는 것처럼 시간이 필요한데, 나는 씨앗을 심어 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매부터 바라며 조급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명언이 내게 도움이 되었던 이유는 당장 눈앞에 변화가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했던 선택을 믿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 이후로는 하루하루 결과를 확인하며 불안해하기보다, 처음 투자했던 이유를 다시 떠올리면서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차분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무엇보다 조급함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던 마음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