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 가면 도움이 될거에요. 생업으로 힘이 든다면 진지하게 병원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도 좀 산만한 구석이 있었지만 남들한테 잔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1년 전쯤 이직하고나서 산만함과 집중력 저하가 심해진 듯 합니다. 어째서인지 이직한 직장 분위기에 적응도 쉽게 못하겠고 일처리도 이거 하다 저거 하다 하나를 끝맺음을 빨리 못하니까 직장 상사, 동료들에게 꼭 한소리를 듣습니다. 내가 왜 이러지? 예전 직장에서는 이 정도까진 아니고 일도 다소 느리긴 해도 잘 끝내고 동료들이랑도 나름 잘 어울렸는데 왜 이러는걸까, 이 직장이 나한테 안 맞는 건가 이상하다 싶었어요.
산만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은 특히 혼자 일을 할 때 더 심해집니다. 예전 직장은 팀플위주였고,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일할 때는 남들 눈치도 보고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이직후 혼자 일하는 업무를 맡으면 하나를 제 시간안에 거의 못 끝내고 계속 인터넷으로 다른 분야 검색도 하다가, 개인적으로 구매한 물건을 이미 구매했는데도 계속 검색해본다던가 자꾸 딴 짓을 하고 있는데 이러지말고 일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쉽게 일에 집중이 안 됩니다. 일을 끝내야하는 마감 기간이 다 되어오면 더 집중도 안되고 손톱만 물어뜯으면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저희 어릴때만 해도 ADHD란 단어가 낯설었고 산만한 애들한테나 ADHD라고 했지 성인도 ADHD일 수 있는지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어릴 때 조금 아파서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엄마가 돌봐주셨는데 애가 아프다 보니 약간 안쓰러운 마음도 있고, 오냐오냐 제가 행동하는 거에 대해 크게 컨트롤하시지 않은 것 같아요. 집에 형제가 있는데 저에게만 유독 너그러운 면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집에 계속 있으면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뭘 해도 크게 혼난 적이 없다보니 이런 게 ADHD 증상이 서서히 발현되게 된 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증상으로 가장 힘든 건 직장 상사에게 일 관련해서 잔소리 들을 때, 정말 이럴때마다 너무 힘듭니다. 예전 직장보다 월급은 좀 적지만 일이 수월하고 적다고 해서 이직했는데 괜히 이직했나 싶고 매일 아침 눈떠서 출근하는 길이 고역같습니다. 회사에 들어설때마다 오늘은 좀 잘해보자 다짐해도 그 순간 뿐이고 제 자리에 앉으면 또 업무 처리보다는 책상 정리나 비품 정리나 하고 있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직장 동료가 조심스럽게 성인 ADHD 아닐까 걱정된다고 했을 때 웃으면서 넘겼는데 이런 건 신경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지는건지 완치의 개념은 있긴 한건지 모르겠어요. 단순히 "산만한 성격이다"로 끝나는 게 아니고, 생업에 문제가 생기니 정말 힘드네요. 가족에게 털어놓으면 괜히 걱정만 커질까봐 말도 못하겠고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