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5
무엇을 하고 싶은것도 없고 시도해보고 싶은 의지조차 없이 매일매일 의미 없이 살게 된지 오래 된 것 같아요. 최대한 아무도 나를 발견할 수 없는 구석이 좋고 누가 말을 안걸었으면 좋겠고 투명인간처럼 살고 싶어요. 예전에는 남보다 더 앞서고 싶고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순간 그런게 다 무의미하다고 느껴진 후로 의욕이 사라진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은 다들 뭐라도 하나 더 하며 미래를 준비하는데 저는 가지고 있던 것 마저 잃으면서 퇴보하는 중인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부족하다는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자꾸만 숨고 싶어요. 뭔가를 하려는 욕구가 없으니 삶이 공허하고.. 그래서인지 자꾸만 필요도 없는 생필품을 집에 쟁여 놓거나 먹지도 않는 식재료를 사서 냉장고를 터지도록 채워놓고 배도 안고픈데 음식을 잔뜩 시켜서 맛도 모르고 꾸역꾸역 욱여넣기도 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그러다보니 집도 엉망이고 건강도 엉망이네요. 하던 운동도 안하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며 살아요. 누군가 이렇게 사는 저를 봤다면 분명히 우울증이라고 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것 같거든요.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이래서는 안되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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