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밤이 무서워지기 시작한 게
예전에는 단순히 잠이 안 오는 날도 있지 하고 넘겼는데
이제는 그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눈을 감으면 생각이 너무 많아지고
머리는 피곤한데 마음은 멈추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술에 손을 대게 되었다
처음엔 오늘만 마시자였는데
이제는 술 없으면 잠을 못 자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루라도 술을 안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든다
알코올에 기대어야만 잠들 수 있는 내가 너무 낯설고
그러면서도 벗어나기가 너무 어렵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외로움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학창시절 왕따를 당하면서
사람에게 기대는 법을 잊었다
더이상 기대할 마음도 없었다
누군가 다가오면 언젠간 떠나겠지란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삶 속에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다시 그 시절의 외로움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의 나는
미래도 사람도 나 자신도
어디에도 온전히 기댈 곳이 없다
밤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유도 모른 채 불안이 몰려와
이불 속에서 눈을 꼭 감고 버텨본다
하지만 어김없이 새벽은 오고
나는 여전히 잠들지 못한 채
텅 빈 천장을 바라본다
밤에 잠이 오질 않아서
업무에도 지장이 생기고
조만간 비정규직이라 그만두게 될 상황이 그려지곤 한다
일할 때마다 심장 두근거림과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요새 일할 때 동료들에게 걱정스러운 말을 듣곤 한다
거울 앞에 서면 다크서클 내려온 내 얼굴이 비춰진다
왜 뭐때문에 이렇게 잠을 못 이루는지
내 스스로도 너무 답답하고 암담하다
누군가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쉽게 말하지만
이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지쳐버린 마음이 쌓여버린 외로움이
그리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된 내가
이 불면의 밤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이제는 정말 잠들고 싶다
아무 걱정 없이 술에 기대지 않고
그저 따뜻하게 이불 속에서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는 그런 밤이 오길 바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