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여행갔을 때, 엄마랑 여동생이 카페에서 쩌렁쩌렁 다 울리게 제 앞에서 제 욕을 했습니다. 너는 우리 집에서 제일 못되 빠졌다, 세상 다 아는 것처럼 구는게 짜증난다, 좀 봐줬더니 기어오른다. 너무 화가 나서 카페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나가지 않고 울고만 있을 때, 마침 시차가 맞았던 남자친구가 문자로 계속 위로해줬습니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저는 제 마음속에 갇힌 감정처럼 그대로일거라고. 제가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나가라고. 덕분에 여행의 마무리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난 아직도 확신이 가지 않아요. 전 16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을 이런 가족들과 살아왔고, 수십번을 시도해 제 상황을 바꿔보려 했습니다. 결과는 똑같았고요. 가족들은 자기들이 저에게 주는 상처는 거들떠도 안봅니다. 그런게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고요. 저의 가족은 늘 자신이 피해자여야하고, 희생적이고, 약자여야합니다. 엄마는 자신이 저희 집에서 가장 착해서 저희 집이 잘 굴러가는거라고 말합니다. 자기가 없으면 이 집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거라고요. 요새는 날 그냥 하인처럼 써먹어요. 남동생 방을 치우라고 하고, 남동생 밥을 차리라고 하고.여동생은 자기가 얼마나 불쌍하고 특별한지 늘 강조해야합니다. 둘째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우울증 검사를 했더니 고위험군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자기가 짜증나면 저한테 아무 쌍욕이나 박습니다. 제가 거기에 맞받아치면 언니가 다 돼서 모범 한번 안보이냐고 또 쌍욕이고요. 먹기 싫은 음식은 꼭 자기가 생명에 위협이 있는 알레르기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 흔한 꽃가루 알레르기도요. 무엇보다, 매일 알레르기라는게 늘어납니다. 이러다 단식해야할 판입니다. 남동생은 게임 중독입니다. 금요일부터 주말 내내(평일에는 게임 금지 당했습니다) 욕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게임을 하고, 이젠 듣기 싫어서 걔가 게임하는 방의 문을 닫아버리고 난 헤드셋을 끼고 삽니다. 걔가 욕을 하고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아요. 그냥 놔두래요. 남자애는 어쩔 수 없다고. 아빠는 제가 우리 집에 있는 인간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동시에 짜증나고요. 아빠는 사소한 모든 일에 짜증을 내고 화를 냅니다. 자기가 어떤 일을 하다가 실수해도 늘 우리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그것 빼고는 다 좋아요. 저랑 성격도 비슷하고 취미도 같고, 무엇보다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거든요. 아빠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제가 양손잡이인걸 모릅니다. 밥 먹을 때 왼손을 쓰는 건 아빠밖에 모르고, 나머지는 항상 잊고 너 왜 왼손쓰냐, 보기 싫으니 고쳐라, 이런 말 밖에 없습니다. 그리곤 또 잊죠. 제가 이런 집에서 버티는 이유는 우리 집 강아지가 전부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남자친구에게 편지를 쓰다가 너무 현실이 답답해서 썼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그냥 추운 겨울의 하루 같아요. 어쨌거나,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