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와 도박 중독에 아내랑 자식들 버리고 도망치려는 아빠, 그리고 불안증과 자기혐오

최근 아빠의 외도와 도박 문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빠는 가족에게는 돈을 굉장히 아끼고, 집이나 가족을 위한 지출에는 인색했던 분인데, 외도 상대나 도박에는 오랜 기간 큰돈을 써온 정황이 있습니다. 심지어 여러 사람과 관계가 있었고, 몇천만 원 단위로 대출을 받아 돈을 써온 사실도 알게 되어 충격이 큽니다.

최근에는 엄마가 차량 블랙박스를 달자고 하자 저에게 찾아와 “이제 집을 나가서 안 들어오겠다”, “월세와 생활비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했고, 엄마가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저는 20대 성인 자녀인데, 부모님의 문제를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을 용돈도 못받고 가난하게 자라온 저로서 현재 아빠에 대한 혐오감과 충격,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가족을 두고 독립하고싶은 죄책감이 동시에 들어서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잠도 잘 오지 않고, 계속 이 상황을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은 불안증이 너무 심해졌고, 가족에 대한 혐오감과 자기혐오도 커져서 제 자신이 무너지는 느낌이 듭니다. 부모님의 문제인데도 제가 마치 이 집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동시에 이런 가족을 끔찍하게 느끼는 제 자신도 싫어집니다.

또 부모님 두 분 다 ADHD 성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저도 그런 부분을 물려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도 산만하고 집중이 잘 안 되거나 감정 조절이 어려운 느낌이 있는데, 현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제대로 검사나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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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ADHD를 주제로 7.5천명이 이야기 중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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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1,823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감당하기 힘든 큰 충격 속에서 얼마나 무겁고 괴로우실지 감히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믿었던 아버지의 배신을 마주하고, 어머니에 대한 책임감과 탈출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방황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지요.
    ​우선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작성자님은 이 상황의 가해자가 아니며 부모님의 불행을 대신 책임질 의무가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평생 경제적 결핍을 견뎌온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이며,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닙니다.
    ​부모님의 문제는 온전히 두 성인 간의 영역이며, 자녀가 구원자가 되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임을 명확히 인지하는 정서적 분리가 지금 가장 필요합니다.
    ​현재의 산만함과 감정 조절의 어려움은 타고난 성향일 수도 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가 보내는 일시적인 위기 신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비용이 고민이시라면 거주지 관할 보건소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으시면 무료로 심리 상담과 선별 검사를 받으실 수 있고, 청년들을 위한 정부 지원 심리상담 바우처 등도 좋은 대안이 됩니다.
    ​지금은 어머니의 삶을 구하려다 작성자님 자신까지 깊은 늪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본인의 마음과 일상을 최우선으로 돌보셔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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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455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지금 정말 많은 게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 같은 상황이네요. 아빠의 외도와 도박,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떠나고 싶은 죄책감, 자기혐오까지. 이걸 20대 혼자 감당하고 계신 거잖아요. 잠도 안 오고 계속 이 생각만 든다는 거, 마음이 얼마나 짓눌려 있는지 느껴져요.
    
    그리고 분명히 말하고 싶어요. 부모님의 문제는 부모님의 것이에요. 아빠의 외도와 도박, 두 분의 이혼 문제, 이건 성인이 된 자녀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 아니에요. 당신이 이 집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했는데, 그건 당신이 너무 일찍부터 가족의 무게를 떠안아 와서 그래요. 평생 용돈도 못 받고 가난하게 자라면서, 어쩌면 늘 가족을 챙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셨을 거예요. 그러니 지금도 도망치면 안 될 것 같은 거죠. 근데 그건 당신 몫이 아니에요.
    
    이런 가족을 끔찍하게 느끼는 자신이 싫다고 하셨는데, 그 감정도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혐오감과 책임감과 죄책감이 동시에 드는 건 모순이 아니에요. 사랑했던 만큼 배신감이 크고, 그래서 더 혼란스러운 거예요. 그 복잡한 감정 때문에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엄마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요. 다만 당신이 무너지면서까지 지킬 수는 없어요. 엄마를 돕는 것과 당신이 이 집에 묶여 함께 가라앉는 건 다른 거예요. 경제적으로 취약한 엄마가 걱정된다면, 무료로 도움받을 수 있는 곳들이 있어요. 가정법률상담소나 여성가족부의 가족상담 전화 같은 곳에서 이혼이나 재산 문제에 대해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어요. 당신이 다 떠안지 말고, 그런 공적인 도움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엄마를 도울 수 있어요.
    
    ADHD나 검사 비용 부분도 마음에 걸리시는 것 같은데, 그건 지금 가장 급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당신의 불안과 잠 못 드는 상태를 먼저 돌보는 게 우선이에요. 거주하시는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경제적 부담 없이 지금의 불안을 다룰 수 있는 곳이니, 거기부터 연락해보시는 걸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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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121채택률 3%
    가장 먼저 기억하셔야 할 것은 이 상황은 온전히 부모님의 문제이며, 당신의 잘못이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동안 가난 속에서 버텨온 것도 버거운데, 아버지의 기만적인 행동과 무책임한 폭언까지 마주하셨으니 충격과 혐오감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독립심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마음입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인 자녀로서 어머니의 심리적 지지자가 되어줄 수는 있지만, 부모의 경제적 무능이나 결혼 생활의 파탄까지 책임질 수는 없으며, 책임져서도 안 됩니다.
    ​현재 불안증과 ADHD 의심 증상으로 일상이 무너지기 직전이라면, 비용 부담이 적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무료 상담이나 보건소 지원 프로그램을 먼저 두드려보세요.
    ​당신 자신의 삶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 익명1
    너무 힘드시겠어요. 그렇지만 그런 상황애서 가족이 대해 그런 감정 갖는것이 대해 죄책감 갖지 마셔요. 본인이 만든 상황이 아니잖아요. 차라리 독립 하시고 엄마의 생활비를 좀 보조해 드리는게 정신건강에 좋츨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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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539채택률 3%
    아빠의 외도와 도박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해 가족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큰 충격과 혼란, 깊은 불안과 자기혐오까지 겪고 계신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힘드시겠어요. 평생 가난 속에서 자라면서도 가족을 위해 애써왔고, 지금은 부모님의 복잡한 문제들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크겠어요. 그동안 쌓인 상처와 책임감,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된다면 더욱 지치고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결코 당신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며,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을 느끼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부모님 문제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고, 자신을 미워하고 혐오하는 마음까지 생기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상태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가족의 문제 앞에서 당신이 느끼는 책임감은 그만큼 당신이 사랑과 의무감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지만, 동시에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도 보호하고 돌봐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가족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당신이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더 큰 상처로 이어질 수 있어요.
    
    심리적 부담과 불안, 집중력 저하 등은 ADHD 성향이나 스트레스가 혼합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전문적인 검사나 약물 치료가 부담될 수 있지만, 가까운 상담 기관이나 지역 보건소, 복지센터에서 상담과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으니 꼭 포기하지 말고 도움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당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상담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혼란스럽고 힘든 시기지만,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기보다는 작은 휴식과 자기 돌봄을 늘려보세요. 좋은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는 것, 좋아하는 일에 잠시 몰입하는 것도 마음을 조금씩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신뢰하는 주변 사람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아보세요. 혼자 모든 것을 떠안기보다는 당신 스스로를 위한 작은 지원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어려움으로 인해 느끼는 마음의 무게와 갈등, 그리고 자신의 감정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을 때는 그 마음을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당신의 존재 자체가 귀하고 소중하며, 지금 느끼는 감정도 결국 당신의 성장과 치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사랑하기 시작하는 작은 발걸음이 앞으로 커다란 힘이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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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349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사연자님, 평생을 헌신하고도 돌아오는 것은 상처뿐이었던 이 가정환경 속에서, 얼마나 참담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아버지의 배신과 방탕한 생활, 그리고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사이에서 사연자님은 지금 그 누구보다 뜨거운 불길 속에 서 계신 것 같아요.
    
    사연자님이 겪고 계신 혼란과 혐오감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동안 사연자님을 희생시켜 만든 돈이 다른 사람과 도박으로 사라졌다는 사실은, 사연자님의 유년 시절과 노력마저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게 하니까요. 사연자님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너무나도 지친 피해자일 뿐이에요. 🤎
    
    사연자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추스르기 위해 몇 가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립니다.
    
    우선, 사연자님은 이 가정의 '보호자'가 아닙니다. 부모님의 일은 성인인 부모님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몫입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거나 이혼을 언급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며, 사연자님이 그 사이에서 중재자가 되거나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 짐을 짊어질수록 사연자님의 삶은 더 빠르게 무너질 것입니다. 독립을 꿈꾸는 것은 죄책감을 느껴야 할 일이 아니라, 사연자님의 삶을 살기 위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현재 겪고 계신 불안증과 자기혐오는 사연자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와 마음이 보내는 비명입니다. 20대라는 귀한 시기에 가족의 불행에 묶여 사연자님의 미래까지 잠식당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세요. 경제적으로 검사나 치료가 부담스럽다면, 거주하시는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꼭 연락해보세요. 그곳에서는 저렴하거나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ADHD나 우울증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와 지원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혼자 버티지 마시고, 국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빌리세요. 이것은 사연자님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가족에 대한 혐오감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런 가족을 미워하는 나도 끔찍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혐오감은 사연자님이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갈망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사연자님 스스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그 감정을 억지로 덮으려 하지 말고, "내가 이만큼 상처받았구나"라고 담담히 인정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질 거예요. 
    
    아버지의 행동은 아버지의 책임이지, 사연자님이 감당해야 할 벌이 아닙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를 지키는 것도, 아버지의 뒤를 닦는 것도 아닌, 사연자님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을 안전하게 건사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문제는 부모님께 맡기고, 사연자님의 에너지를 오직 사연자님 자신을 돌보고 독립을 준비하는 데에만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6월의 햇살 아래 사연자님이 다시 건강하게 숨 쉬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그 폭풍 속에서 버텨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부디 스스로를 더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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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932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질문자님의 글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금 질문자님이 겪고 있는 고통은 단순히 부모님의 문제를 지켜보는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가족 전체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을 홀로 떠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버지의 외도와 도박, 경제적 문제, 가정을 버리겠다는 발언은 가족 구성원에게 매우 큰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분노, 혐오감, 배신감, 불안감은 이상한 감정이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특히 글을 보니 질문자님은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나도 내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많이 괴로워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꼭 기억하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문제는 원래 자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가족이기에 걱정할 수는 있지만, 아버지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까지 질문자님이 대신 짊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아버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질문자님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잠을 못 자고, 계속 같은 생각이 반복되고, 불안과 자기혐오가 커지고 있다면 이미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또 ADHD 부분에 대해서는 부모님이 ADHD 성향이 있다고 느껴진다고 해서 반드시 유전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처럼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상황에서는 집중력 저하, 산만함, 감정 기복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증상만으로 ADHD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질문자님이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이 싫은 마음이 드는 것도,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엄마를 걱정하는 것도 모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그것이 질문자님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이 집안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조금 내려놓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은 배우자가 아니라 자녀입니다. 엄마를 걱정할 수는 있지만 엄마의 인생까지 대신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혼자 버티기 힘들 정도로 불안과 무기력, 수면 문제가 이어진다면 상담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같은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한 곳들도 많습니다.
    
    지금 질문자님은 약한 사람이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혼자 감당해온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버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이 짐을 나누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삶은 부모님의 문제와 별개로 충분히 지켜질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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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891채택률 2%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감당하기 힘든 큰 충격과 상처 속에서 얼마나 마음이 무겁고 괴로우실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울타리인 가정에서 믿었던 아버지의 배신, 그리고 무책임한 태도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분노와 혐오감은 너무나도 당연한 감정입니다.
    결코 본인의 잘못이 아니며, 지금 느끼는 혼란과 불안은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현실적인 대처를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조언을 전합니다.
    1. 감정의 분리와 죄책감 내려놓기
    가장 먼저 마음속에 새겨야 할 것은 '부모님의 문제는 부모님의 문제이고, 내 삶은 내 삶'이라는 단호한 선을 긋는 것입니다.
    가족을 끔찍하게 느끼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무책임한 행동으로 가족을 파탄 내고 상처를 준 대상을 혐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방어기제입니다. 그런 가족을 벗어나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정당한 생존 본능입니다. 스스로를 절대 가학하거나 혐오하지 마세요.
    엄마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애틋하지만, 본인은 20대 자녀일 뿐 엄마의 인생을 대신 책임지거나 구원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엄마 역시 성인으로서 이 문제를 마주하고 결정을 내릴 주체입니다. 본인이 모든 짐을 짊어지려 하면 결국 본인마저 무너져 아무도 도울 수 없게 됩니다.
    
    2. 현실적이고 법적인 대처 (어머니 지원)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하겠다고 협박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끊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매달리기보다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외도와 도박을 한 정황, 대출 내역, "집을 나가겠다", "생활비를 알아서 하라"고 협박한 문자나 녹취록 등은 향후 법적 공방(이혼 소송 및 재산분할, 위자료 청구)에서 어머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무기가 됩니다. 감정적으로 싸우지 마시고 차분히 증거를 수집해 두세요.
    현재 경제적 여유가 없으시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이나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통해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이혼 소송을 걸어오더라도 법적으로 어떻게 방어하고 어머니의 권리(재산분할 등)를 챙길 수 있는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면 막연한 불안감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3. 정신건강 및 ADHD 성향에 대한 지원
    현재 심한 불안증과 집중 곤란을 겪고 계시는데,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지 마시고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예산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알아보세요.
    각 시·군·구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심리 상담을 제공합니다. 현재 겪고 있는 극심한 불안증과 스트레스에 대해 전문가와 면담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바우처)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정부 지원 90% 이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나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현재 느끼는 산만함과 감정 조절의 어려움은 타고난 ADHD 성향일 수도 있지만, 현재 마주한 극심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인지 기능 저하(가성 ADHD 현상)일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당장 비용을 들여 정밀 검사를 받기 어렵다면, 우선 앞서 말씀드린 무료 상담을 통해 현재의 급박한 스트레스와 불안증을 완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시길 권합니다.
    
    비행기가 추락할 때 산소마스크는 내가 먼저 써야 합니다.
    지금 본인의 상황이 이와 같습니다. 어머니를 돕고 싶고 가족을 지키고 싶다면, 역설적이게도 본인의 몸과 마음을 가장 먼저 안전한 곳에 두어야 합니다. 아버지가 던진 무책임한 말에 흔들리지 마세요. 아버지가 집을 나간다면 그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닌 아버지의 선택이며, 그에 따른 법적·도덕적 책임 역시 온전히 아버지가 지게 될 것입니다. 힘든 시기이겠지만 부디 본인의 삶을 가장 먼저 아끼고 보호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음이 너무 힘들 때는 언제든 24시간 정신건강 상담전화(109 또는 1577-0199)를 통해서도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