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는 치메라고 말하기 힘들어요 ㅠ 보건소 가서 무료 검사도 있어요
아직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두려운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저는 치매를 말하기에는 이른 나이예요.
하지만 요즘은 초로기 치매도 많다고 하니 덜컥 겁이 나고 고민이 됩니다.
저는 많이 바빠요.
새벽 3시 쯤에는 눈을 뜨고 쉴 틈 없이 일을 하죠.
오늘도 아침 7시부터 퇴근 시간까지
점심도 먹지 못하고 화장실 두 번 다녀온 것 빼고는 내리 자리에 앉아서 일만 했어요.
원래도 잠자는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근래 1년 정도는 하루에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잠을 잡니다.
몸도 마음도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황입니다.
제가 서론을 이렇게 길게 풀어내는 이유는
솔직히 겁이 나기 때문이에요.
치매보다는 우울증이나 피로 누적이 아무래도 좀 더 마음이 편하니까요.
작년부터 제 기억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어요.
원래 저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작년부터 자꾸만 잊어버리고, 놓치는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물건 둔 곳을 잊어버려서 온 집안을 뒤집은 일도 몇 번 있었고
처리해야 할 업무에도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직장 동료들에게 "꼼꼼한 OO님도 실수를 하는군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으니까" 하며 허허 웃어 넘겼지만
사실 마음이 뜨끔했어요.
집중력도 흐트러졌는지 방금 들은 이야기인데 "뭐라고 했었지?" 라고 되묻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리고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제 모습을 볼 때는 제 스스로도 너무 당황스러워요.
꼭 치매 환자가 아니더라도 나이를 먹으면 단어가 빨리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대화의 절반이 "그거 그거 있잖아~"가 된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제가 요즘 그러고 있어요.
요즘 저는 핸드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대화를 하다가 생각나지 않는 단어를 찾아보기 위해서예요.
그리고 지난 달에 정말 황당한 일이 있었어요.
회사 제 책상 바로 옆에 프린터기가 놓여 있는데
갑자기 멍해지면서 5초 정도 '저게 뭐지......?' 하고 생각한 일이 있었어요.
5초 정도 지나니까 용도는 생각이 났는데
이름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거에요.
컴퓨터 바탕화면 하단에 보면 프린터기 속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탭이 있잖아요.
얼른 그걸 눌러보고 나서야 저 커다란 기계의 이름이 "프린터기"라는 것이 생각났어요.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하면 너무 우울하고 두렵고 걱정이 됩니다.
벌써부터 이럴 수가 있나 싶어서요.
해야 할 일을 자꾸 잊어버리니까 알람도 여러 개 맞춰 놓고 사는데
그런데도 잊어버립니다. 예전 같으면 저에게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글을 읽으면서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무슨 말인지 빨리 이해도 안되어서
같은 문장을 몇 번씩 다시 읽어야 해요.
기분도 하루에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해서
사소한 일에도 갑자기 짜증이 나거나 급격하게 우울해져서 너무 힘들어요.
체온이 하루에 몇 도씩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이라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어르신들의 말로는 암보다도 걸리기 싫은 질환이 치매라고 하잖아요.
나를 잃어가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병이 바로 치매니까요.
사실 저는 제 몸이 아파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요.
초로기 치매는 진행도 빠르다는데
만약 내가 정말 치매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죽어야 하나..
어떻게 해야 남들에게 가장 피해를 주지 않고 죽을 수 있지?
이런 생각들이 물 밀듯이 떠오를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인 것 같아요.
저는 왜 이러는걸까요?
피곤해서 그럴까요,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정말로 치매 초기 증상일까요?
병원에 가도 심각하게 들어줄 것 같지 않아서 그냥 계속 미루고 있는데
이대로 그냥 지켜봐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혹시 저처럼 이런 증상을 겪어보신 분이 계신가요?
이 정도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맞는지,
병원에 간다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괜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지,
아니면 놓치면 안 되는 신호인지
혼자 판단하기가 어려워서 더 불안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