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고향에 내려가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께서 말도안되는 언어구사가 있었습니다.
브레인 샐러드라고 하는데
전혀 엉뚱한 단어들을 나열하며 본인이 문장으로 말하고 있다고 여기죠. 그때 강제로 끌고 갔어야했는데 부모님은 그냥 재밋다고 웃으시고 말도 안된다고 하셨어요.
저는 이미 교회에서 한 분이 정상에서 전두엽성 치매로 넘어가는 과정을 봤기에 엄청 설득을 했지만 허사였고
그 두달 후 아버지가 쓰러지셨고 모든말은 버무려진 샐러드처럼 나왔습니다. 뭐 이후 과정들을 다 쓸순 없지만요.
저는 아빠를 많이 닮았는데 제게도 치매가 올까 싶어 영단어 어플도 매일 하고 그래요. 그럼에도 정말 명사들이 머릿속에서 많이 사라져감을 확연히 느낄때 이게 자연스런 노화인지 아빠의 유전자가 치매증상으로 발현되는건지 .. 고민이 됩니다.
아빠는 이제 모자인지 열쇠인지 핸드폰은 어떻게 받는건지 하나도 모르십니다. 그래도 딸 이름이 뭔지는 아직 기억하시지만 많은 단어들이 사라졌어요.
추천하는 방법 -
- 언어학습훈련 : 매일 쓰던 표현 뭐 그렇지. 그거 말야 . 잘있어 건강해라. 밥먹었지. 이런 몇가지 말외에 다양한 자극을 주는 언어구사를 도와드려야 해요. 그러면 최대한 늦출수 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시골 왕복하고 하루 두번씩 아빠랑 통화하고 단어장 숙제 내주고 별짓 다했는데 같이 살면서 하지않는이상 교육?이 안되더라구요. 어른용 학습지도 잘 나온거 있으니 취미삼아 해보시도록 유도하세요. 아직 초기에는 나보고 이런 유치한걸 하란말야? 라고 무척 화내실수 있어서 그런경우엔 환자에게 맞는 학습을 개발해서 따로 시키셔야 합니다.
- 단백질먹고 걷기 뛰기 근력운동하기: . 저희아버지 식사 거부하고 고집피우셔서 응급실도 몇번 다녀오셨어요. 어떤분의 치매는 먹은걸 잊고 또달라고 하시지만 안먹는걸로 고집피우면 진짜 답이없습니다. 잘 먹는게 무식하고 나쁜걸로 갑자기 인식을 하셔서 하루에 떡 한조각 요구르트 하나 이정도만 먹고 버티셔서 진짜 백혈병 오기 직전까지 가서 제 골수 빼드려야 되나 진짜 고민많이했구요. 다행히 간신히 조금씩 드시게 되서 연명은 하고 계신데 이제 잘 걷지도 못하시고 살이 30킬로나 빠지셔서 뼈만 남으셨어요. 보호자가 참 힘든 병입니다.
- 우울증 관리해주기 - 치매는 우울증과 함께 와요. 그게 더 치매를 증폭시킵니다. 정신과 진료도 함께 받고 있어요. 또한 저도 아빠 수발하면서 정신과 다니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처음에 분노로 오더군요. 저한테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서 분노하시고 욕하시고 원망하시고... 일하다가 전화계속 받을수 없어 퇴근하며 전화하면 전화안받았다고 서럽게 엉엉 우십니다....
- 함께 보살필수 있는 가족연대 만들기 ; 이게 의외로 힘든집이 있어요. 우리집이요. 아빠가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잘하고 살아왔다면 이게 힘든게 아닌데... 그렇지않은경우에 다른자식이나 아내는 상황이 심각해도 나서지 않습니다. 아빠가 실손버험도 안들어놓으셔서 더 그랬어요. 저도 아빠에게 사랑받고 자라지 않았고 늘 타박받고 대출받아달라 하시고 그랬는데 다들 아빠의 회복과 케어를 원치 않으면 총대맬수 밖에 없거든요. 그럼 그 보호자는 미칩니다... 가족이 안되면 사람이라도 쓰셔야 되고 .. 데이케어센터에 꼭 정을 붙이고 나갈수 있게 케어센터 선생님들과 다른 보호자들 픽업 해주시는분들과 잘 관계를 해놓으시면 좋아요.
- 영양제 챙겨먹기 : 뇌에 좋다는 것들, 기본적인 것들, 뭐 다 챙겨먹으려면 한주먹씩 먹어야하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먹어야 살더군요. 그리고 잘 자야됩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해야되고요.
- 치매가 심하기 전에 갖고있는 통장이나 주식같은거 정리해야됩니다. 본인.아니면 안해줘서 아빠 데리고 증권회사 몇군데 다니는데 진짜 너무 힘들었습니다. 비번 두번 반복해서 누르는 것도 안되는데 그걸 옆에서 도와주면 또 cctv에서 경고 날라옵니다... 그럼 아빠 스스로 두번 반복누를때까지 엄청난 인내를 해야해요.. 그리고 통장을 정리하다보면 몰래 마이너스 몇천 통장 갖고있는것도 나와서 어이없이 갚아야할 일도 있구요. 주변에 친구라는 사람들이 아버지 치매를 이용해 아빠 통장에서 돈을 빼서 쓰기도 했습니다. 진짜 별일 다있으니 신분증, 열쇠, 통장 이런거 신경쓰셔야 합니다.
- 휴우.... 다들 치매 걸리지.말고 건강 합시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