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증상이나 계기로 검사/진단을 고민하게 되었나요?
근무 마지막 날은 4월 30일이었다. 그 전부터 컨디션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는데, 4월 한 달 내내 출근을 하면서 상태가 점점 달라지는 걸 느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몸이 무겁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도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했다. 바깥 풍경을 멍하게 바라보는 것뿐인데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드는 순간도 있었다. 회사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해도 집중이 잘 안 되고, 자꾸만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점심 이후에는 갑자기 기운이 확 떨어져 책상에 앉아 있는 것조차 버거운 날도 많았다.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4월 내내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서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후 내 상태를 정리해보려고 이 곳 트로스트 고민글에 솔직하게 적어보고 여러 댓글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감정들이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졌다.
2. 처음에는 어디에서 정보나 도움을 받았나요?
4월 한 달 동안 퇴근 후마다 휴대폰으로 무기력 계속, 퇴사 전후 감정 변화, 우울감 지속같은 키워드를 인터넷에서 하루 종일 검색했다. 비슷한 경험을 적어둔 글들을 보면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거나 감정이 계속 가라앉는 상태가 있다는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완전히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계속 겹치는 부분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혼자 넘기기보다 확인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4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정신건강의학과 전화해서 예약을 잡았다. 방문일은 5월 2일 오전 10시 30분이었다.
3. 검사나 병원 방문을 망설였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이 정도 상태로 병원을 가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4월 내내 검색을 하면서도 누구나 힘든 시기에는 이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스스로를 설득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을 것 같았고, 굳이 병원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괜히 내가 더 심각한 상태처럼 느껴지는 부담도 있었다. 5월 2일 오전 병원 앞에 도착했을 때도 심장이 조금 빨라지고 손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있었다.
4. 진단/검사/상담 이후 어떤 감정이었나요?
5월 2일 오전 상담에서는 설문지와 면담을 통해 4월 한 달 동안의 상태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무기력감, 집중 저하, 감정이 계속 가라앉았던 흐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잠시 말이 막히기도 했다. 상담 중에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있었고, 손에 땀이 살짝 차 있었다. 상담이 끝난 뒤에는 결과 자체보다 지금 겪는 상태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설명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 더 크게 남았다. 병원을 나올 때는 긴장이 풀리면서도 머리가 멍한 느낌이 이어졌다.
5.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5월 2일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그래도 4월 내내 혼자 버티면서 이유를 찾지 못하던 시간보다는 조금 정리된 느낌이 있었다. 비슷한 상태라면 너무 늦게 확인하려 하기보다,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확신이 있어서 간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상태가 불안해서 방문했지만, 적어도 혼자 해석하던 시간을 멈추게 해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