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치료를 선택하셨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울감이 길어지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혼자 계속 가라앉는 느낌이었어요.
근데 처음부터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건 조금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우선 상담부터 받아보기로 했어요.
일단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보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어요.
개인 상담도 받았고,
여러 명이 함께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다인 상담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내가 여기까지 와야 하나…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근데 혼자 계속 버티는 것보다는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했습니다.
혼자 계속 감정을 묵혀두는 것보다
일단 털어놓는 연습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2. 치료를 시작하고 언제쯤,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우울증 상담치료는 단번에 좋아지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상담을 몇 번 받는다고 갑자기 행복해지거나 바로 괜찮아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우울증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같아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더라고요.
처음에는 상담을 받아도
“내가 괜찮아지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어요.
근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마음 상태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특히 다인 상담에서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처음에는 다들 나보다 훨씬 괜찮아 보이는데… 싶었는데,
막상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도 다 각자의 힘든 부분을 안고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그걸 들으면서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 있다”
“충분히 힘들었겠다”
라고 말해주는 게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됐아요.
그때 처음으로 내가 그렇게 유별난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심적인 안정감을 조금 느꼈어요.
3개월 프로그램이었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마음이 아주 조금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3. 치료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일 힘들었던 건 제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이었어요.
상담인데 그게 힘들었다고? 할 순 있겠지만..
상담을 망설이는 분들도 아마 비슷할 것 같아요.
모르는 사람에게 내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게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물론 술술 잘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자기 상처나 약한 부분을 보여주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아요.
실제로 이런 상담을 내키지 않아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요.
저 역시 그랬어요.
제 속마음이나 상처, 숨기고 싶었던 감정들을 꺼내놓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아무리 상담사라고 해도 제 치부를 꺼내놓는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근데 결국 나아지려면 그 과정을 지나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눈 딱 감고 조금씩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신기하게도 말을 꺼내기 시작하니까 혼자 끌어안고 있을 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4. 치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이 있다면요?
가장 도움이 됐던 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그냥 단순히 들으면서 네네, 그랬군요, 힘들었겠다- 이게 아니라
상담을 받으면서 누군가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해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경험 자체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되더라고요.
혼자 있을 때는 세상에 저만 뒤처진 것 같고 저만 이상한 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상담을 통해 조금씩 그런 생각들이 줄어들었습니다.
5. 치료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예전에는 저도 우울을 그냥 참고 버티면 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우울이란 감정 속에 그냥 빠져서 나올 생각도 못 했던 적도 있고요.
근데 직접 겪어보니까 우울은 정말 마음의 감기에요.
잠깐 스쳐 지나갈 수도 있고,
괜찮아진 뒤에도 흉터처럼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방치하면 결국 더 깊게 곪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힘든 분들이 있다면 상처가 더 심해지기 전에 얼른 연고라도 바르셨음 좋겠어요.
약이 부담스럽다면 저처럼 상담부터라도 한번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오래 버티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