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가득한 ENFJ 아내와 무뚝뚝한 ISTP 남편의 이야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점심먹고나서 혈당스파이크를 극복하고 시시한 글이나 올리는 ISTP 인간입니다. 어느덧 결혼 생활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름대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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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저의 독립적이고 정적인 성향과 아내의 넘치는 에너지가 만드는 미묘한 온도 차 때문에 고민이 생겨서 이번에는 이런 주제로 글을 써봅니다.

 

 

저는 전형적인 ISTP 성향의 남성입니다. 퇴근 후에 혼자 책이나 읽고 유튜브나 보며 여가시간을 즐기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지양하고 개인의 공간을 존중받는 ISTP의 삶이 저에게는 가장 편안한 옷과 같습니다.

 

반면 제 아내는 꽤나 전형적인 ENFJ 유형입니다. 사람들 사이의 조화와 정서적 교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늘 주변 사람들을 챙기느라 에너지가 넘치는 따뜻한 사람이지요. (미모도 대단합니다. 🥕🥕흔들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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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일상은 항상 '사람간의 관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동네 이웃부터 학부모 모임까지, 아내는 늘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는 멈추지 않는 에너자이저 같은 존재입니다.

 

전 원래 아내의 그런 밝고 따뜻한 에너지가 참 좋았습니다. 물론 그런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엔 여전히 변함이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계 중심적인 아내와 독립적이고 효율을 따지는 저 사이에는 소통의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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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아내는 밖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을 저에게 털어놓으며 위로받기를 원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ISTP답게 건조하게 "그래서 그 사람이 왜 그랬을까? 다음엔 이렇게 대처해봐"라며 지극히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대안이나 솔우션을 제시하곤 합니다.

 

그러면 아내는 서운한 기색을 내비치며

 

"누가 정답 가르쳐 달라고 그랬나? 공감능력 부족이다 진짜~"

 

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아내의 문제에 공감해준다고 한게 그건데, 아내에게는 제 진심이 제대로 잘 느껴지지 않는 모양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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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와 효율을 중시하는 ISTP의 방식이, 정서적 지지와 공감을 원하는 ENFJ 아내에게는 가끔 답답한 벽과 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밖의 일상에서도 소소한 갈등은 있습니다. 주말이면 저는 집에서 주중에 부족했던 밀린 잠을 자거나 개인 시간을 갖고 싶은데,

 

아내는 "날씨가 너무 좋은데 이 소중한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나들이나 짧은 여행을 제안하곤 합니다. 지난 주말에도 겨우 침대에서 빠져나와 공원에 끌려갔다 왔습니다.

 

사실 저도 씻고 옷만 입으면 밖에 나가고 싶어지는 E 와 비슷한 사람이긴 합니다. 그런데 씻고 옷입기가 힘들죠 ㅎㅎ

 

가끔 제 눈에는 아내의 제안이 과하게 의욕적이고 마치 주객전도처럼 휴식의 본질을 흐리는 것처럼 보여

 

"꼭 오늘 나가야 해?"라고 소심한 반항과 말대꾸를 할 때가 많습니다.

 

아내는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는 게 진정한 휴식이야"라고 말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좋은 저로서는 마음 한구석의 피로감을 지우기 어렵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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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내가 정성 들여 꾸민 집안의 아기자기한 장식들을 보며

 

"먼지만 쌓이는데 굳이 이걸 왜 둬?"

 

라고 무심하게 한마디를 던져 아내를 빡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ENFJ의 MBTI 정보를 찾아보니, ENFJ 분들은 주변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 저 같은 ISTP는 현실적인 편의와 안정감을 추구한다네요. 행복의 기준 자체가 다르니 그동안 우리의 대화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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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내가 대외적인 활동에 열심인 이유나 제가 조용히 쉬고 싶은 이유, 그리고 아내가 대화를 원하는 이유나 제가 솔루션을 바로 내버리는 이유 모두 ' 상대방을 위함'이라는 본질은 비슷하다는 것을 이제 조금씩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무조건적인 효율과 제 편의만 따지기보다 아내의 ‘감정’과 ‘공감’에 대해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보려 노력 중입니다. 40년 훌쩍 넘게 이렇게 살아온 저에게는 정말 고난도의 숙제이지만, 무뚝뚝한 남의편보다는 따뜻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유일한 내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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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부부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은 논리적인 비판보다 따뜻한 ‘공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갑니다. 아내가 왜 그런 마음을 느꼈는지를 늘 먼저 물어봐 줘야겠습니다.

 

이곳의 ENFJ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무뚝뚝한 ISTP 남편이 감성적인 아내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서로의 공감 온도를 맞추며 기분좋게 대화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방법이 있다면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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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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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레몬
    저는 ENFP인데 한번씩 T성향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보면 한번씩 서운하긴해요 감정적 공감이 우선인데 너무 해결책만 주려고 하더라구요. 무뚝뚝한 성격에다가 T성향까지 합쳐지니 아마 더 아내분이 힘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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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작성자
      사실 T 성향들에게 해결책은 곧 애정 표현이기도 합니다 ㅎㅎ저런저런~~얼마나 힘들까? '라는 말보다 '그건 이렇게 하면 안 힘들 거야'라는 식으로 말을 꺼내게 되더라고요. 제가 가끔 공감이 우선이라는 걸 놓치곤 하는데, 한번 더 환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 표현이 좀 달라서 생기는 오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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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지
    서운한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겠어요
    잘 정리된 글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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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작성자
      그렇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심해서 대해야 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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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희
    저도 너무 공감이 되네요
    사람 성향이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아요 그냥 이해가 좋아요
    • 프로필 이미지
      바보
      작성자
      서로 성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억지로 바꾸려고 하거나 일방적으로 거기에 맞춰주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이 옳다는 말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