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겨울 퇴근길 버스 안에서 처음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평소처럼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목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고 손끝이 차가워지면서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습니다. 숨을 깊게 쉬어도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고, ‘이러다 여기서 쓰러지는 거 아닐까’,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다음 정류장에서 급하게 내려 한참을 길가에 서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 전부터 불안해졌고, 사람이 많은 백화점이나 영화관도 피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가슴 답답함’, ‘심장 빨리 뜀’, ‘숨 막힘’, ‘죽을 것 같은 기분’ 등을 반복해서 검색했고, 공황발작 경험담을 읽다가 제 증상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예약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상담과 설문을 진행한 뒤 공황장애와 불안 증상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처음 2주 정도는 약간 졸리고 멍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갑자기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지금은 처음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직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긴장되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작은 신체 증상 하나에도 응급실에 가야 하나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버스도 다시 혼자 탈 수 있게 되었고, 숨이 가빠지더라도 ‘이 감정은 지나갈 수 있다’고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혹시 지금 저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공포 때문에 계속 검색만 하고 있다면, 혼자 견디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도움을 받는 것만으로도 ‘왜 내가 이러는지’를 알게 되고, 그 순간부터 회복은 조금씩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