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후우... 자주 고민을 올리는 저도 참.... 선생님들께 미안해집니다.

저도 앞길이 창창했으면 좋겠는데 뜻대로, 마음대로 잘 안되서 속상하네요..ㅠㅠ

제 주변에 말할 사람이나 제대로 공감해줄 사람이 없어서 조심스럽게 글을 씁니다.

 

어제 강제성 사직서(?)를 쓰면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해고를 당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업무 속도가 느리다.

 

2.회사 자체적으로 사건,사고가 많아서 아르바이트 포함 인력 감축하라는 이야기가 인사팀에서 나왔다.

 

음..저는 1번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부로 들어온지 8일차였습니다. 

정확하게는 저번주 월요일부터 주5일 9to6 근무를 시작하였고, 이번주 수요일(29일)은 회사에서 직원들 다같이 어디를 가야해서 사무실을 비운다. 그래서 알바분은 하루 댁에서 쉬라고 해서, 실질적 근무는 8일입니다.

 

들어온지 얼마 안됬고, 공고의 업무 내용도 제대로 다 안배웠고, 인수인계도 안됬고, 아무런 배경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몇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정리하라고 하는데, 이게 과연 신입 알바가 빠르게 가능할까요?

아무리 어캐 체크하라고 예시를 알려줘도, 그 예시에 벗어나는 데이터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이거 물어보느라 다니느라 업무가 늦고, 느린겁니다. 거기다가 A차장님이 저한테 "이거 절대 실수하면 안된다." 라고 얘기를 하는데, 저의 입장에서는 빠르게 하기 너무 부담스럽고, 실수하면 안되니깐,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한건데, 마치 내가 업무 능력이 딸린다. 업무 실력이 별로다. 이렇게 들리는거 같아서 좀 그렇더군요.

 

그리고 계약서 내용도 3개월 수습기간이 있다고 되어있고, 1개월마다 재평가 가능하다 라는 특약사항까지 걸어놓더군요.

 

그러면 한달동안은 적응하고 배울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데, 입사한지 1주차 금요일에 이사님이 갑자기 저를 부르셔서 상담을 하더군요.

상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A:이사님 / B: 나

 

A:업무 해보니깐 어떠세요?

 

B:아직 입사한지 몇일 안되서 잘 모르겠지만, 배우느라 업무 난이도를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배우는 과정이어서 일단은 해봐야 알것 같습니다.

 

A:혹시 낯을 많이 가리세요?

 

B:제가 첨에 낯을 많이 가리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편해지기 때문에 문제 없습니다.

 

A:낯을 가리는거 풀리는데 얼마나 걸리세요?

 

B:2,3주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A:빨리 친해지셔야 해요. 모르는거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고 하셔야 한다. 그래야 친해진다. 일단은 수습시간이기 때문에 1주마다 주변 직원들 이야기를 토대로 B씨가 업무가 적합한지, 또는 직원들과 친해질수 있는지 판단할거라고 그 점은 알고 계시면 됩니다.

 

B:네, 알겠습니다.

 

근데 이 회사 면접이 너무 쉬웠긴 했습니다.

 

보통 면접을 보면 자기소개 또는 지원동기 간단하게라도 물어보는데 여기는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를 아예 묻지도 않았습니다.

 

주로 이런걸 물어봤습니다.

 

"성격 어떠세요?"

 

"교회 다니세요?"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

 

"여자들 많은데 괜찮겠어요?"

 

이렇게 단순한 질문만 물어보니깐 속으로 면접이 왜이리 쉽지? 내가 힘들게 자기소개 포함 여러 면접 질문 답변을 뭐하러 연습했지?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자 직원이 많다고 해도 뭐 얼마나 많겠어? 남자 직원도 좀 있겠지 생각했는데, 실상은 이사님만 남자, 나머지는 다 여자, 말 그대로 여초 회사였습니다. 

 

거기다 면접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려고 지하철역으로 가는 그 몇분안에 바로 합격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더 이해할수 없었던건 바로 휴게시간입니다.

 

보통 9투6라고 하면, 12시부터 13시까지 점심시간이 당연한거잖아요. 그러면 1시부터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데, 1시에 업무를 안합니다.

 

1시 15분 또는 30분까지 연애상담 및 잘생긴 남자 이야기를 깔깔깔 거리며, 그렇게 쉬고 1시 30분부터 업무를 보러 가는겁니다.

 

전 그래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여기는 1시 15분 또는 30분까지 휴게시간인가? 아님 휴게시간을 자기 맘대로 해도 되는 회사인건가?"

 

심지어 어제는 전 1시가 되자마자 업무 보러 갔는데, 나머지 직원들은 이사님 방에 이사님이 안 계신다고,  이사님 방에서 불 끄고 영상 보면서 깔깔깔 거리더군요.

 

그러면서 B 차장님이 저한테 초창기에 이런말을 했던거 같은데, 구라 같더군요.

"직원들이 다 바빠서 인수인계가 느린점 이해해주세요."

 

저는 사실 그 다음날 미래내일 인턴 일경험 면접이 있었는데, 이게 합격되는 바람에 다음날 면접을 캔슬했습니다.

 

이런 회사인줄 첨부터 알았다면 그 다음 면접 준비가 힘들어도, 했을텐데, 괜히 쓸데 없는 회사 가서 시간만 버리고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의문이 듭니다.

 

"왜 나는 수많은 이력서를 넣어도, 이런 개똥같은 회사만 연락이 올까?, 내가 막 지네들 필요할때만 쓰고 버리는 그런 만만한 사람인가?"

 

저는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또다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게 너무 씁쓸하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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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55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마음 아픈 일을 겪으시고 다시 이곳을 찾아주셨네요. 전혀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주변에 털어놓을 곳이 없을 때 언제든 이야기를 들어드리기 위해 제가 있는 것이니까요. 8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식 밖의 상황으로 해고를 당하셨으니 그 억울함과 허탈함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말씀해주신 정황을 보면 이번 일은 작성자님의 잘못이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과 문화가 몹시 비정상적이었던 탓이 큽니다. 인수인계도 없이 방대한 데이터를 맡기면서 속도만 강조하고, 면접 단계에서부터 직무와 상관없는 질문을 던지는 곳은 애초에 건강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수습 기간임에도 일주일 단위로 직원들의 평판을 토대로 판단하겠다는 이사님의 발언 역시 신입 사원을 교육하고 포용하려는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목입니다.
    
    오히려 책임감을 가지고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하며 실수를 줄이려 노력했던 작성자님의 태도는 어느 조직에서나 환영받아야 할 소중한 자질입니다. 체계가 없는 곳에서 성실함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아 속상하시겠지만, 그런 무질서한 곳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며 마음 고생을 하기 전에 차라리 일찍 정리된 것이 긴 인생의 여정에서는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작성자님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단지 그릇이 작은 회사를 잠시 거쳐 간 것뿐입니다.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지시겠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피해야 할 회사'를 선별하는 눈이 생기셨을 거예요. 너무 서두르기보다 작성자님이 가진 꼼꼼함과 성실함을 제대로 평가해 줄 수 있는 곳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자책하지 마시고, 그동안 애써온 자신을 먼저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따스한 봄볕과 함께 마음에도 평온이 찾아오는 5월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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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1,726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상처받은 마음이 느껴져서 참 안타깝지만 작성자님,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해요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있는데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 정체성 이론으로 바라보곤 하죠
    
    ​비상식적인 동료들과 수준 낮은 회사 문화를 경험하며 작성자님, 스스로가 그정도 수준에 머무는 사람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이건 환경이 주는 착시일 뿐이에요
    
    ​오히려 그런 개판인 상황에서도 본인의 업무를 챙기고 괴리감을 느꼈다는 사실 자체가 작성자님이 그들보다 훨씬 높은 직업 윤리와 기준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예요
    
    ​왜 이런 곳만 연락이 오는지 회의감이 들겠지만 사실 면접 제안이 오고 합격까지 했다는 건 작성자님이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후보자라는 신호거든요
    
    ​다만 회사는 들어가 보기 전까지 그 내부의 곪은 부분을 알기 어렵기에 이번 일은 그저 운이 나쁜 사고를 당한 것과 다름없어요
    
    ​"만만해서"가 아니라 "성실해 보여서" 그들이 탐을 낸 것이니 본인의 가치를 의심하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하겠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작성자님, 만의 명확한 '거름망'이 생겼다고 믿어봐요
    
    ​실패한 시간이 아니라 더 큰 실수를 막기 위해 미리 액땜을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여주면 좋겠어요
    
    ​분명 작성자님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고 그에 걸맞은 품격을 갖춘 일터가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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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걷는마음
    상담심리사
    답변수 271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자주 글 올리는 것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만큼 털어놓을 곳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거잖아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8일차에 해고라니, 정말 황당하고 억울하셨겠어요.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몇만 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라는 건 
    신입 직원에게 무리한 요구였고, 계약서에 3개월 수습기간이라고 써놓고 
    8일 만에 내보내는 건 어떻게 봐도 회사 체계가 잡힌 곳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미래내일 인턴 면접 캔슬한 것도 많이 아쉬우셨겠지만, 
    그건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거고요. 
    
    "왜 나는 이런 회사만 연락이 올까"라는 말이 참 마음 아프게 들렸어요. 
    이건 작성자님이 만만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사람 쓰는 회사들이 생각보다 많은 탓이에요. 작성자님 탓이 아니에요.
    
    다시 구직 활동 시작하시는 거 지치고 씁쓸하시겠지만, 
    이번 경험으로 면접 때 회사를 보는 눈이 조금 더 생기셨을 거예요.
    조금 쉬면서 마음 추스르시면, 다시 시작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많이 많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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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031채택률 3%
    정말 속상하고 허탈하시겠어요.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어 면접까지 포기하며 선택한 곳인데, 기대했던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아닌 나태함과 기만 가득한 모습만 보게 되어 배신감이 크실 것 같습니다.
    ​특히 "왜 나에겐 이런 곳만 연락 올까"라는 자책이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건 질문자님이 만만해서가 아니라, 좋은 회사를 고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한 혹독한 통과 의례를 치르고 계신 거예요. 이번 경험을 통해 '걸러야 할 회사의 신호'를 확실히 배우셨으니, 다음엔 훨씬 날카로운 시선으로 옥석을 가려내실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의 마음가짐
    이상한 회사가 이상한 것이지, 그곳에 간 본인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시간 버렸다"가 아닌 "내 가치를 모르는 곳을 빨리 파악했다"고 생각하세요.
    이번에 느낀 분노를 바탕으로, 본인이 지향하는 조직 문화의 기준을 더 명확히 세워보세요.
    ​씁쓸한 마음 충분히 털어내시고, 다시 신발 끈을 묶어봅시다. 님의 진지한 자세를 알아봐 줄 '진짜' 직장은 반드시 나타날 겁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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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441채택률 4%
    정말 많이 속상하셨겠어요. 단지 해고를 당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제대로 배울 기회도 없이 평가받고 너무 일찍 밀려난 것에 마음 깊이 상처받으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지금 느끼는 허탈감은 결코 본인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그 회사의 건강하지 않고 불공정한 채용과 운영 방식 속에서 받아야 했던 상처에서 비롯된 것임을 꼭 기억해 주세요.
    
    8일 만에 업무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하는 방식은 정상적인 온보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업무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었고, 실수는 하지 말라면서 동시에 속도까지 요구했다면 누구라도 위축되고 부담을 느끼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그 조직과는 맞지 않았던 거예요.
    
    지금 가장 위험한 건 그 경험을 자신의 인생이나 가치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거예요. “왜 나는 이런 회사만 연락이 올까?”, “나는 만만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은 현실의 단편적인 사건을 너무 크게 받아들인 결과일 뿐입니다. 이번 경험은 실패가 아니라, 단지 ‘나와 맞지 않는 조직과의 짧은 미스매치’를 알게 된 소중한 데이터라고 생각해 주세요.
    
    마음은 지금 쓰리고 흔들리겠지만, 그것은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잘못된 길에서 빨리 벗어난 것에 가깝습니다. 앞으로는 당신을 소모품처럼 대하지 않고 사람으로 존중하는 조직, 당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회사를 분명히 만나실 거예요.
    
    그곳이 반드시 있다고 믿고, 자신을 낮추지 마세요. 당신은 충분히 소중하고,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794채택률 2%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너무 어이없고 속상한 일이네요. 단순히 해고를 당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배울 기회도 없이 평가받고 밀려났다는 억울함에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느끼는 허탈감은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채용·운영 방식의 회사에서 받은 상처 때문입니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건, 8일 만에 업무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하는 건 정상적인 온보딩 방식이 아닙니다. 업무 설명도 부족했고, 실수는 하지 말라고 압박하면서 속도까지 요구했다면 누구라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선별 기준이 허술한 조직과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 가장 위험한 생각은
    “왜 나는 이런 회사만 연락 올까?”
    “나는 만만한 사람인가?”
    이렇게 이번 경험을 자기 가치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질문자님의 인생 성적표가 아닙니다. 단지 한 회사와의 짧은 미스매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험을 실패로 적지 말고 데이터로 남기세요.
    “나는 즉흥적이고 체계 없는 조직과는 맞지 않는다.”
    이걸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입니다.
    
    지금 당장은 마음이 쓰리고 자존감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잘못된 길에서 빨리 나온 것에 가깝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으셨죠.
    제 답은 이겁니다.
    
    질문자님을 소모품처럼 쓰는 곳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우하는 곳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은 분명 있습니다. 이번 일 때문에 자신까지 낮추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834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먼저 바로 짚고 갈게요. 이건 당신이 못해서 잘린 게 아닙니다. 들어온 지 8일 된 신입에게 몇만 건 데이터를 맡기고, 인수인계도 없이 속도를 요구하고, 1주 단위 평가로 압박하는 회사라면 정상적인 교육·평가 구조가 아닙니다. 거기에 면접 과정, 합격 속도, 조직 분위기까지 보면 애초에 사람을 제대로 키울 의지가 없는 조직에 가깝습니다. 그런 곳에서 버티는 게 능력이 아니라, 빠르게 빠져나온 게 오히려 잘한 선택입니다.
    
    지금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는 “또 구직을 해야 한다”는 피로감 + “왜 나만 이런 데 걸리지?”라는 해석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아무 데나 떨어진 게 아니라, 채용 기준이 느슨한 곳만 빨리 반응하는 구조에 걸린 겁니다. 괜찮은 회사는 선발 과정이 길고 까다롭기 때문에, 체감상 “연락이 없다 → 나는 별로다”로 느껴지기 쉬운 거죠. 이건 능력 문제가 아니라 지원–선발 구조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빨리 붙는 곳”이 아니라 제대로 거르는 방식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기준 몇 가지만 잡으세요. 공고에 업무 범위가 구체적인지, 인수인계/교육 언급이 있는지, 면접에서 직무 질문을 제대로 하는지, 합격 통보가 너무 급하게 오지 않는지. 이 네 가지에서 이상하면 그냥 거르세요. 지금처럼 들어가서 확인하는 방식은 시간만 더 소모됩니다.
    
    그리고 “나는 느리다”는 부분도 그대로 두지 말고 전략적으로 보완하면 됩니다. 속도를 억지로 끌어올리기보다 작업을 쪼개고 중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인식을 바꾸세요. 예를 들어 “현재 30% 진행했고 이런 기준으로 처리 중입니다”처럼요. 이건 실제 속도보다 일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방식을 바꾸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방향을 잃지 않는 겁니다. 당신은 이미 10년 가까이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고, 문제 있는 조직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도 하나 생겼습니다. 이건 후퇴가 아니라 필터가 하나 생긴 상태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건은 실패가 아니라 잘못된 환경에서 빠진 것, 앞으로는 “빠른 합격”보다 “정상적인 회사”를 기준으로 지원, 일하는 방식은 속도보다 구조로 보완. 지금이 막힌 게 아니라,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방향을 다시 잡는 구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