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서류를 출력하려고 집 근처 피씨방 건물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사람이 많지도 않았고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문이 닫히는 순간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답답한 느낌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초 정도 지나자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목 안쪽이 꽉 조여오는 것처럼 답답해졌다. 숨을 들이쉬는데도 공기가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엘리베이터 안 공기가 갑자기 너무 뜨겁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고 손끝도 약하게 떨렸다. 층수를 표시하는 숫자를 보는데 숫자가 너무 느리게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서 갑자기 쓰러지면 어떡하지, 숨 못 쉬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고작 몇 층 올라가는 시간이었는데 몸은 이미 위험한 상황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문이 열리자마자 거의 탈출 하듯이 밖으로 나왔다. 복도로 나오니까 다리에 힘이 풀리고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다. 쭈그려 앉아서 숨을 고르는데도 가슴 한가운데를 누르는 것 같은 압박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괜히 속까지 울렁거렸고 목 안이 굉장히 마른 느낌 때문에 계속 침을 삼켰다.
그 이후부터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탈 때마다 몸이 먼저 긴장한다.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순간부터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기 시작하고, 문이 열리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괜히 숨부터 크게 들이마시게 된다. 사람이 많으면 왠지모르게 더 많이 불안하다. 누군가 내 옆에 가까이 서 있거나 문이 빨리 닫히는 소리만 들어도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괜찮은 척 서 있으려고 해도 머릿속 한쪽에서는 계속 또 숨 막히면 어쩌지라는 쓸때없는 걱정뿐이다. 그래서 웬만한 층은 걸어서 오르려고 한다.
요즘은 닫힌 공간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카페에서도 창가 자리부터 찾게 되고, 회의실처럼 문 닫힌 공간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답답하다. 지하 주차장처럼 공기 막힌 느낌이 드는 장소에 가면 괜히 호흡을 계속 의식하게 된다.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게 되고, 심장이 조금만 빨리 뛰어도 다시 공황처럼 증상이 오는 건 아닐까 긴장한다.
밤에도 그 순간이 자꾸 생각난다. 불을 끄고 누우면 엘리베이터 안 답답했던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고, 빠르게 뛰던 심장, 문이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반복해서 떠오른다. 그러면 다시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 쉬는 걸 또 의식하게 된다. 잠들기 전까지 몇 번이나 자세를 바꾸고 물을 마셔도 긴장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타던 엘리베이터인데, 이제는 짧은 순간조차 두려움이 먼저 올라오고 공황 증상이 언제 또 갑자기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외출 자체도 긴장되고, 평범했던 일상 공간들조차 이제는 너무 불편하게만 느껴지는데 예전처럼 다시 괜찮아질 수있는 방법이 있을까?